규제가 한 단계 환화될 때마다 창업과 혁신을 이끌어주는 글로벌기업가정신지수(GEDI)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은 5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미국경제학회(AEA), 한미경제학회(KAEA)와 공동개최한 조찬포럼에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경제성장과 규제개혁’ 주제발표를 통해 기업가 정신을 높이기 위해서는 규제개혁이 수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경연은 2013년 세계경제포럼(WEF)의 규제경감도 지수와 글로벌 기업가정신지수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규제경감도 지수가 1점 높아지면 글로벌기업가정신지수가 5.2점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글로벌 기업가정신지수는 세계기업가정신발전기구(GEDI)가 매년 120여개국을 대상으로 창업, 창의 교육, 사회적 환경, 금융환경 등을 평가한 결과로 지수가 높을수록 창업과 혁신, 나아가 경제활성화가 쉽게 이뤄진다.
권 원장은 “기업가 정신은 곧 창조경제의 원동력으로 규제개혁과 동반되는 개념”이라며 “그런데도 실효성 없는 규제, 경직적 노동시장, 미성숙한 법치주의로 인해 우리나라 국제경쟁력 순위는 계속 하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지난 10년간 우리나라의 규제개혁 수준이 제자리걸음을 계속하고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세계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제조업규제 지수 분석 결과 2003년부터 2013년까지 미국, 영국, 독일 등 대부분의 선진국은 규제지수를 1.6점 미만으로 개선한 반면 우리나라는 1.88점으로 30개국 중 이스라엘 2.16점 다음으로 높았다.
또 지난해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노동시장의 유연성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144개국 중 86위로 일본 22위, 중국 28위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OECD 자료를 토대로 체코, 프랑스, 이탈리아 등 17개국의 임금대비 노동생산성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우리나라는 15위에 머물렀다.
권 원장은 “정부도 규제총량제 도입과 정규직 해고요건 완화 등 규제개혁과 노동시장 유연화를 위한 정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여전히 규제가 경제성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성역시되는 규제에 대한 과감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