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이 현대엘리이터 보유지분 전량(79만5876주)을 프랑스 나티시스(Natixis)은행에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현대엘리베이터는 2대주주 쉰들러아게홀딩스(이하 쉰들러)와 공방을 벌여온 파생상품관련 소송전을 합의로 마무리한 가운데, 이 파생상품 계약관계자이자 경영권 방어시 백기사 역할을 해준 나티시스에 지분을 넘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증권은 지난 23일 장 종료 직후 보유중인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79만5876주(4.05%)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로 나티시스 은행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블록딜은 이날 종가 대비 3% 할인율을 적용해 약 400억원에 거래된 것으로 확인됐다.
IB업계 관계자는 "현대증권이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시간외 대량 매매로 넘길 때 국내 기관투자자들에게 별도의 수요 예측 조사는 실시 하지 않았다"며 "1:1 방식으로 나티시스에 넘긴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관련업계에서는 최근 쉰들러와 현대엘리베이터가 제기한 파생상품 계약 소송이 조정합의에 들어간 시점에서 현대증권이 현대엘리베이터 보유지분을 백기사 관계인 나티시스에 넘긴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현대그룹은 2006년 현대중공업과 경영권 분쟁에서 우호 지분을 늘리기 위해 금융사들과 파생상품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그룹은 금융사들이 현대상선과 현대증권 지분을 보유하는 대신 현대엘리베이터가 보유 지분 평가손을 보전해주고 연간 6.15%에서 최대 7.5%의 수익을 보장해주는 내용으로 계약을 맺은 바있다.
당시 현대엘리베이터는 나티시스, 케이프 포츈, 대우조선해양 등과 현대상선 보통주를, 사모펀드는 자베즈파트너스와는 현대증권 우선주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나티시스는 현대건설 인수전 당시 논란이 됐던 현대그룹의 1조 2000억원의 자금을 보유한 은행이기도 하다.
그러나 계약 직후 해운 경기 불황으로 현대상선 주가가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현대엘리베이터는 파생상품 관련 평가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2대주주인 쉰들러가 이같은 파생상품 계약의 손실 책임을 현대그룹 경영진에 요구해왔다.
금융투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현대그룹이 나티시스에 사실상 1:1로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넘긴 것은 단기 유동성 확보와 더불어 우호지분을 확보하기 조치로 해석된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현대증권 측은 유동성 확보에서 이번 보유 지분 매각을 진행 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현대증권 고위 관계자는 "이번 현대엘리베이터 블록딜은 투자 자금 운영 자금 확보 차원에서 실시한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