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잠정치가 연율 마이너스(-)1.6%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시장 전망인 2.2% 성장을 크게 벗어난 것이다. 2분기 성장률은 종전의 -7.1%에서 -7.3%로 수정됐다.
3분기 성장률은 전분기와 비교해서는 0.4% 감소해 역시 전문가 예상치 0.5%를 밑돌았다.
지난 분기도 4월에 소비세를 종전 5%에서 8%로 단행한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시장의 관심은 GDP 발표 이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소비세 인상 연기와 중의원(하원) 해산, 조기 총선거 등을 단행할지에 쏠려있다.
일본은 내년 10월 소비세율을 다시 10%로 인상할 예정이다. 그러나 일본 주요 언론들은 최근 아베 총리가 조기 총선을 통해 국민의 재신임을 묻고 소비세 인상을 오는 2017년 4월로 미룰 것이라고 보도했다.
GDP 부진 소식이 전해지자 이날 도쿄외환시장에서 장 초반 미국 달러화 대비 일본 엔화 가치는 117.05엔으로 지난 2007년 10월 이후 7년여 만에 최저치를 찍기도 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오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다. 그는 전날 호주 브리즈번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국민의 이해와 협력 없이는 정책이 진행되지 않는다”며 중의원을 해산할 것임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아베 총리가 18일 중의원 해산·조기 총선 및 소비세 인상 연기 방침을 표명할 것으로 내다봤다. 요미우리신문도 18일 아베 총리가 기자회견을 열어 이런 방침을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소비세 인상 여파에 따른 경제회복 부진에 아베가 승부수를 던질 것으로 보고 있다. 조기 총선을 통해 자신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에 대한 국민의 재신임을 받아 이를 바탕으로 다시 부양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도다. 일본 정계는 12월 14일이나 21일을 조기 총선일로 예상하고 있다.
아베 총리의 경제자문인 혼다 에츠로 시즈오카현립대 교수는 지난주 “만일 GDP 성장률이 3.8% 밑으로 떨어지면 소비세 인상은 더 이상 이슈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미야가와 노리오 미즈호증권리서치앤드컨설팅 이코노미스트는 “사실상 소비세 인상과 조기 총선이 거의 확정적으로 보인다”며 “수출이 회복세에 접어드려고 악전고투하는 가운데 소비도 여전히 미약하다”고 지적했다.
소비세 인상 연기를 주장하는 여당 자민당 소속 의원들은 소비세가 당초 예상보다 18개월 뒤로 미뤄지면 GDP 성장률을 0.5%포인트 더하는 효과가 있다고 추산했다. 증세보다 세금을 지금 상태로 놔두는 것이 오히려 세수를 늘릴 수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