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팔 마피아`로 이름을 알렸고 지금은 실리콘밸리의 저명 벤처 투자자가 된 피터 틸. 직설적인 조언과 비판으로도 유명한 이다. `페이팔 마피아`란 페이팔을 세웠던 창립 멤버들이 회사를 이베이에 매각한 이후에도 계속해서 실리콘밸리에서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해서 붙인 말이다.
그런 그가 또 돌직구를 날렸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WSJ이 지난주 주최한 기술 컨퍼런스에 참석한 자리에서 벤처 캐피탈과 이를 둘러싼 그룹이 기술에 대해 갖고 있는 태도에 대해 비판했다.
"기술은 어디에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과학의 시대, 혹은 과학기술의 시대에 살고 있지 않다"는 말로. 그리고 "우리는 금융과 자본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했다.
현재 `파운더스 펀드(The Founders Fund)`를 설립해 벤처 투자자로 활동하고 있는 틸은 이렇게 설명을 이어갔다.
또 "원자폭탄의 개발이나 아폴로 우주선의 달 착륙 같은 것엔 (추진력이 강한) 정부의 역할이 컸다"면서 "이러한 프로젝트는 대기업조차도 잘 해낼 수 없는 것이며 그건 내부 의사결정 구조에 의해 너무 많이 좌우되기(방해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스타트업 기업들이 중요한 건 이런 의사결정 구조에 휘둘리지 않으면서 뭔가 새롭고 다르게 일한다는 것에 대해 확신을 갖고 있기 때문이며, 이런 이유로 자신도 스타트업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타트업 기업, 그리고 새로운 기업 형태는 우리 시대 기술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이끄는 파운더스 펀드는 따라서 정치적인 마인드를 갖고 있는 스타트업보다 위험하지만 영감을 많이 갖고 있는 스타트업에 더 많은 투자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1980~90년대 벤처 캐피탈리스트들은 사이코패스(sociopath)였다고도 비유했다.
그는 "사이코패스라는건 모든 순간을 자신에 맞게 최적화하고 장기적인 영향 같은 건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다"라면서 "하지만 우리는 더 투명한 세계에 살게 되었고 사이코패스식 행동이 별달리 작동을 못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지금은 그런 벤처 캐피탈리스트는 거의 없다"고 했다.
제2의 거품이 실리콘밸리에 형성되고 있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실리콘밸리의 분위기는 훈훈한 편이다. 그러나 90년대 말과 같은 거품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같은 말(많이 쓰이는 말)을 들을 때 그것이 사기일 수도 있음을 유념해야만 한다"고 직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