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수니파 무장 급진세력 ‘이슬람국가(IS)’가 영국인 인진 앨런 헤닝(47)의 참수 영상을 공개했다고 아랍공영 위성방송 알자지라와 CNN 방송 등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IS가 다른 인질을 참수할 때와 같은 방식의 장면이 담긴 이 동영상은 이집트 현지시간으로 이날 밤 공개됐다. 문제의 동영상은 IS 대원이 인질로 억류 중인 다른 미국인 피터 카시그를 살해하겠다는 장면으로 끝난다.
이와 관련해 CNN은 이 동영상이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IS에 의해 공개됐지만 신빙성은 즉각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영·미 정부는 동영상 진위 여부를 확인 중이다. 이 동영상이 사실로 확인되면 미국이 이라크와 시리아 IS에 대한 공습을 시작한 이후 미국인 기자 제임스 폴리와 스티븐 소트로프 영국인 구호단체 직원 데이비드 헤인즈에 이어 4번째 인질 참수 사례가 된다.
이번 영상에서 복면을 한 IS 무장 대원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겨냥해 “오바마, 당신은 샴스(시리아) 공습을 개시하면서 우리 국민을 계속 공격하고 있다. 그래서 당신 국민의 목을 계속 치는 것은 (우리의) 의무이다”라고 말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영상 공개 뒤 성명을 내고 “ISIL의 앨런 헤닝을 상대로 한 잔인한 살해는 이 테러리스트들이 얼마나 야만적이고 혐오스러운지를 잘 보여준다”고 비난하면서 “우리는 이 살인범들을 찾아내 정의를 보여주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헤닝은 영국 그레이터 맨체스터주(州) 에클스에서 두 아이를 키우던 택시기사로, 지난해 12월 시리아 난민에게 의료물자를 전달하고 구급차를 운전하는 봉사활동에 나섰다가 IS에 납치됐다. 앞서 IS는 지난달 13일 영국인 구호단체 직원 데이비드 헤인즈를 참수하는 영상을 공개하고 다음 참수 대상으로 헤닝을 지목한 바 있다. 이에 영국에 있는 이슬람교도 지도자들과 앨런의 부인은 IS에 앨런을 석방하라고 촉구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