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유통업계는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부진의 연속이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집계한 대형마트 실적은 2012년 2분기 -5.1%를 기록한 후 9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백화점은 간신히 성장세를 유지하고는 있으나 역시 경기 부진에 허덕였다.
특히 마트업계는 2012년 4월 시작된 의무휴업 규제 직격탄을 맞았다. 이마트의 경우 2012년 매출 증가율은 51%였으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1.3% 줄었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 매출도 1.3% 감소했다. 올 상반기 마트3사 매출 역시 전년 같은 기간보다 이마트 1.6%포인트, 홈플러스 4.2%포인트, 롯데마트 2.9%포인트씩 각각 감소했다.
객수, 객단가도 모두 하락했다. 체인스토어협회에 따르면 마트3사 객수는 2012년 평균 4864명에서 지난해 4861명으로 하락했으며, 객단가도 전년도 4만1195원에 비해 4만845원으로 350원 줄었다.
백화점업계도 사정은 비슷했다. 2분기 백화점 매출은 기존점 기준 전년보다 1.6% 줄었다. 영업이익은 13%나 쪼그라들었다. 2012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전년 동분기 대비 매출 하락을 기록한 것. 대부분의 상품군에서 매출이 줄었고,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의류 매출 하락이 특히 두드러졌다.
그러나 8월부터 소비심리 회복 기대가 커지고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내 백화점, 대형마트 8월 기존점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11.7%, 3.1% 성장했다.
경기회복 지표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추석 실적 역시 백화점업계가 선방했다. 롯데백화점 추석 선물세트 매출은 작년 추석보다 15.6% 늘었다. 2011년 설 이후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도 각각 13.7%, 10.4%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반면 대형마트 선물세트 매출은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마트 선물세트 매출은 작년보다 4.3% 늘었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 선물세트 매출 신장률도 각각 2.6%, 3.2%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백화점업계는 3분기 실적 호조세를 기대하고 있다. 에프엔가이드는 롯데쇼핑ㆍ현대백화점ㆍ신세계 3분기 매출액이 총 8조245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40%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3분기 매출액 추정치는 롯데쇼핑이 전년 동기 대비 4.69% 늘어난 7조2978억원, 현대백화점은 1.73% 상승한 3547억원, 신세계는 2.53% 증가한 5929억원으로 집계됐다.
마트업계 상황은 3분기에도 녹록지 않다. 그러나 소비심리 회복 추세에 힘입어 전년보다는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