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은 지난달 29일 '최고가 경쟁입찰' 방식으로 부지를 팔겠다는 공고를 낸 이후 입찰을 진행해 왔다.
면적만 7만9342㎡에 달하는 이 부지의 감정가는 3조3346억원으로 매각방식은 최고가 경쟁입찰이다. 쉽게 말해 단돈 1원이라도 더 많은 금액을 써낸 곳이 부지를 차지하게 된다.
현재 유력한 인수 후보자인 삼성과 현대차는 마감 직전까지 '눈치 작전'을 벌이다 가격을 써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현대차와 달리 삼성은 언급조차 피하고 있어 막판까지도 승자를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찌감치 입찰 참여 의향을 밝힌 현대차그룹은 전날까지 서류 준비작업을 마친 상태다. 삼성그룹은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한 채 비공개 전담조직을 꾸려 입찰 검토 작업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 참여자들은 이날 오후 4시까지 매수 희망가격을 적은 입찰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희망가격은 감정가 이상이어야 하며 응찰금액의 5% 이상을 보증금으로 내야 한다.
이번 입찰은 현장에서 이뤄지는 방식이 아니라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전자입찰 시스템인 온비드(onbid.co.kr)를 통해 진행된다. 이 시스템에서는 입찰 진행 상황을 사전조회할 수 없도록 돼 있어 결과 발표 전까지 보안이 유지된다.
한전은 18일 오전 10시 온비드 시스템에서 응찰자들의 제출 가격 등을 비교·조사하는 '개찰' 절차를 진행한다. 때문에 이 시간이 되어야 한전부지의 새 주인이 결정된다.
개찰 절차에서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낸 인수 희망자를 대상으로 보증금을 납부했는지 등을 따지는 적격 판정을 거쳐 문제가 없으면 낙찰자로 결정한다.
이후 낙찰자로 선정된 회사는 한전과 계약 절차에 들어가고 계약일로부터 1년 이내에 인수대금을 3차례에 걸쳐 분납할 수 있다. 국내 재계 1, 2위 회사들인 만큼 누가 낙찰자로 선정되더라도 이 과정까지는 문제없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유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전은 인수 희망자들이 써낸 가격이 내부적으로 정한 예정가격보다 낮으면 유찰시킬 수도 있다.
이 경우 입찰 조건 등을 변경해 다시 알리는 재공고를 하거나 동일한 공고 내용으로 재입찰을 추진할 수도 있다.
또한 가능성이 낮기는 하지만 삼성이나 현대차 중 한 회사가 사업성 등을 이유로 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에도 경쟁입찰이 성립되지 않아 유찰될 수 있다.
특히 삼성이 참여하지 않더라도 소액 참가자가 들어온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한전은 부지 매각 공고에서 입찰 자격에 개인, 법인, 컨소시엄 등의 제한을 두지 않았다.
한전 관계자는 "유찰됐을 경우 어떤 절차를 거칠지는 아직 결정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올해 안에 부지 매각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