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석촌지하차도 아래 지하에서 무더기로 발견된 동공(빈 공간)은 터널을 뚫은 시공사의 과실 때문에 발생했다는 잠정적인 결론이 나왔다.
서울시가 구성한 조사단의 단장을 맡고 있는 박창근 관동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는 22일 "지하에서 터널 공사를 진행하던 시공사가 공사 품질 관리에 실패한 것이 동공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밝혔다.
그는 "삼성물산 등 시공사가 실드(Shield) 공법을 채택했으나 시공능력이 부족했다"며 "공사를 하면서 애초에 계획한 양보다 많은 흙을 지상으로 배출한 것이 조사결과 확인됐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시공사는 석촌지하차도 밑에서 공사를 진행할 때 어떤 문제가 있을 수 있는지 이미 알고 있었고 비상 매뉴얼도 만들었는데도 공사 관리에 실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하철 9호선 3단계 공사는 '턴키'(일괄 발주) 방식으로 진행됐다. 해당 구간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는 시공사가 책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길이가 490m인 석촌지하차도 밑에서는 8월 한 달간 모두 7개의 동공이 발견됐고 이들 동공의 연장 길이를 합치면 135m에 달한다.
동공의 7∼8m 아래에서는 삼성물산 등 3개 시공사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실드 공법으로 터널을 뚫어왔다. 실드 공법은 공업용 다이아몬드 수십 개가 박힌 원통형 기계를 회전시켜 흙과 바위를 부수면서 수평으로 굴을 파고들어가는 방식이다.
이때 갈린 흙은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기계 뒤로 나온 뒤 지상으로 배출된다. 조사단은 시공사가 예상 배출량보다 더 많은 흙이 실드 기계 안으로 들어왔는데도 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공사를 계속 진행, 동공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사단의 최종 결론은 내주 초 발표될 예정이다.
또한 서울시도 같은 날 석촌지하차도 복구 방안 등 종합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