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사의 임금ㆍ단체협상이 결렬되면서 파업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커졌다. 노조가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하기로 하면서, 파업돌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현대차 노사는 31일 오후 울산공장에서 윤갑한 사장과 이경훈 노조위원장 등 교섭대표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임협 14차 교섭을 진행했다.
노조는 사측에 일괄 제시안을 요구했지만 회사가 다뤄야 할 안건이 많다며 안을 내지 않자 결렬을 선언했다. 쟁점은 노조의 임금관련 요구와 통상임금 확대다. 노사 양측은 지난 6월 3일 상견례 이후 지금까지 임금인상, 해고자 원직 복직, 손해배상과 가압류 및 고소고발 철회 등에 대해 협의를 벌여왔으나 합의하지 못했다.
특히 노조는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최근 쌍용차와 르노삼성이 통상임금 확대에 합의하면서 임단협을 마무리 짓자 노조는 사측을 더 압박하고 있다.
반면, 회사는 통상임금 관련 법원 판결을 기다리겠다는 견해를 밝히면서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쌍용차나 르노삼성과 달리 현대기아차의 통상임금 확대에 따른 추가비용 지불이 천문학적인 액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면 현대차그룹은 첫해에만 13조2000억원의 추가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관측된다.
결국 노사가 통상임금 확대안을 놓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파업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됐다. 현대차가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대차의 파업은 자동차 업계를 비롯해 노동계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이날 중노위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하기로 한데 이어 여름휴가가 끝난 뒤 8월 중순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쟁의발생을 결의, 전체 조합원을 상대로 파업 돌입 여부를 묻는 찬반투표를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