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택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26일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국민계정통계 수준을 이같이 평했다.
국민소득통계, 산업연관표, 자금순환표, 국제수지표, 국민대차대조표 등으로 구성된 국민계정은 일정기간 국민경제의 모든 구성원이 이룩한 경제활동의 성과와 국민경제 전체의 자산과 부채 상황을 보여줘 어느 통계보다 중요하다.
이런 가운데 정 국장은 최근 나라의 국부를 나타내는 국민자산통계를 국내에 처음 선보였으며, 유엔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권고한 새 국제기준인 2008 SNA를 5대 국민계정에 적용한 결과를 지난 3월부터 차례로 모두 공개했다.
정 국장은 “국민대차대조표가 있고 2008 SNA 주요 사항을 이행한 나라는 세계에서 호주(2009년 12월), 캐나다(2012년 10월), 네덜란드(2014년 3월)와 우리나라 정도”라고 전했다.
이렇게 우리나라 국민계정통계의 수준이 세계 정상에 이른 데는 한은서 경제통계 업무만 26년을 한 정 국장의 추진력이 원동력으로 작용했다는 평이다.
정 국장은 “국민계정 기준년을 개편하는 시기에 2008 SNA 적용 작업을 같이 해야 효율적이며 이번에 하지 않았다면 2019년에 발표하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너무 뒤쳐진다”며 “이런 판단에 따라 지난 2010년 2008 SNA를 적용하기로 결정을 내린 후 150여명의 경제통계국 직원들은 8년여간 지난한 ‘자료 찾아 삼만리’ 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새로이 추가된 국민대차대조표는 그가 없었다면 세상에 나올 수 없었다. 정 국장은 “우리나라에 국민대차대조표가 없어 항상 안타까웠다”며 “작년 7월 국장이 되자마자 한달 만에 통계청에 국민대차대조표를 만들자고 제안해 결실을 맺었다”고 밝혔다.
그는 통계 업무가 소홀히 취급받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정 국장은 “통계를 사칙연산을 통해 만들어진 아라비아 숫자를 나열해 놓은 것이라고 여기는 것이 현실”이라며 “통계는 고도의 판단력과 경험이 없으면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아쉬워했다.
고졸출신으로 1977년 한은에 입행한 그는 이제 세계무대서 국민계정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UN국민계정자문위원, OECD 국민계정자전문가회의 집행위원으로 활동하며 국민계정통계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계정 공표시계열을 기존 1970년에서 6·25 전쟁으로 폐허가 돼 변변한 자료 찾기도 힘든 1953년까지 업데이트 작업을 마무리해 해 올해 발표할 것이라는 정 국장. 그가 국민계정 분야에 남긴 발자취는 상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