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이달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11개월째 동결됐다.
한은 금통위는 10일 중구 소공동 한은 본관에서 이주열 총재 주재로 정례회의를 열고 4월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2.50%로 유지키로 결정했다. 한은은 지난해 5월 기준금리를 종전 2.75%에서 2.50%로 한 차례 낮춘 뒤 줄곧 같은 수준을 유지해 왔다.
이날 금통위는 이 총재 데뷔무대라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았다. 특히 금통위를 앞두고 환율이 1030원 초반까지 수직 낙하하면서 통화정책방향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동결 여부보다 이 총재가 금통위 회의 직후 간담회에서 향후 통화정책방향과 경제전망에 대해 어떤 발언을 할지 주목했다.
금통위 결정은 시장의 예상과 다르지 않았다. 앞서 금융투자협회가 국내 채권전문가 12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9%(132명)가 이달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경제상황이 지난달과 크게 달라지지 않아 기준금리 변동 요인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경기는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기준금리를 인상하기엔 물가와 성장 등 전반적인 기초체력 여건이 충족되지 못한 상황이다.
통계청의 2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전체 산업생산은 1.2% 줄어 지난해 11월의 -0.3% 이후 3개월 만에 감소를 기록했다. 설비투자는 5.67% 줄어드는 등 생산과 투자가 전체적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여기에 소비자물가가 17개월 연속 1%대 상승률을 나타내는 등 저물가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점, 새 총재 취임 후 첫 금통위라는 점도 기준금리 동결 기조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역대 한은 총재 가운데 취임 직후 기준금리를 변동시킨 사례는 없었다.
이밖에 신흥국 경제위기 우려 등 일부 대외불안 요인이 잔존하면서 인상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기준금리 변동에 영향을 주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정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상승률이 과거 평균보다 낮은 점 등을 감안했을 때 기준금리를 올리기 힘든 상황”이라며 “올해 안에 변동 가능성은 적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