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050원선을 뚫고 내려가면서 약 5년8개월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10.8원 내린 1041.4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환율은 6.2원 내린 달러당 1046.0원에 거래를 시작했으나 점차 하락폭을 확대했다.
특히 원·달러 환율은 장중 1040.1원까지 하락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전인 2008년 8월 14일(장중 1036.6원) 이후 5년 8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글로벌 달러 약세와 원화 강세 기조가 맞물리면서 그간 박스권에서 쌓였던 달러 매도 매물들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우리나라의 경제 기초체력(펀더멘털)이 튼튼해 외국인 자금이 지속적으로 들어온 것도 영향을 미쳤다.
외환당국도 환율 하락을 용인해 주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최근 환율이 박스권에 갇혀있는 동안 외환시장의 활력이 떨어진데다 원화 가치 상승 기조가 막을 수 없는 ‘대세’라는 분석이 나옴에 따라 외환당국도 환율 하락세에 이전보다 완화된 입장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날 환율은 1040원 초반까지 떨어짐에 따라 얼마 지나지 않아 1030원대까지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지난달 26일부터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순매수하는 등 전반적으로 신흥국 주식시장에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고 있고 3월부터 계절적으로 수출이 정상화되는 흐름을 보이면서 지난 3년간 하단인 1050원선이 붕괴됐다”며 “향후 환율은 하락세를 유지할 것이며 당장 내일부터서 1030원대로 진입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예상했다.
홍석찬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올 2분기 중에는 원·달러 환율이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보이며 1040원을 하향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당분간은 1040원선에 대한 지지력 테스트가 이뤄지면서 1040원대 초중반의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