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외화자산에서 미국 달러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3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됐다.
한은이 28일 발표한 ‘2013년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말 한은의 외화자산에서 미 달러화가 차지한 비중은 58.3%로 집계됐다. 외화자산이란 외환보유액에서 금과 국제통화기금(IMF) 포지션(IMF 회원국이 출자금 납부로 보유하는 교환성 통화를 수시로 찾을 수 있는 권리), IMF 특별인출권(SDR)을 뺀 것이다.
외화자산에서 미 달러화의 비중 추이를 보면 통계가 처음으로 공개된 2008년 64.5%를 기록한 이후 2009년(63.1%)에는 감소했다. 이어 2010년(63.7%)에는 소폭 증가했고 2011년(60.5%), 2012년(57.3%)에는 내림세를 나타냈다. 그러다 2013년에는 3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작년 말 유로, 엔, 파운드 등 기타통화 비중은 41.7%로 전년보다 1.0%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몇년간 외화자산의 투자 다변화를 추진해 오면서 달러화 비중은 줄어드는 추세였다”면서 “그러나 작년에는 달러화 비중이 어느 정도 안정적 수준에 다다랐다고 판단하고 운영함에 따라 소폭 늘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또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연준의 양적완화가 축소가 예상됨에 따라 보유 채권의 시장위험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방향으로 상품구성을 조정했다.
우선 경기 회복기에 유리한 회사채와 주식 비중을 확대했다. 회사채 비중은 작년 말 15.9% 로 전년비 3.0%포인트 늘었다. 주식 비중도 6.1%로 전년보다 0.4%포인트 확대했다.
반면 정부채와 자산유동화채 비중은 줄였다. 정부채 비중은 36.8%, 자산유동화채는 14.8%로 각각 전년보다 1.2%포인트, 2.3%포인트 감소했다.
한은은 또 외화자산의 중장기적인 투자 다변화를 위해 중국 위안화와 금 투자 규모를 확대했다. 위안화 투자 확대를 위해 중국 은행 간 채권시장 투자 한도와 중국 내 주식투자를 위한 적격외국인투자(QFII) 한도를 추가로 배정받았다.
한은 보유금은 2010년 14.4톤에서 2013년 104.4톤으로 3년 전에 비해 7.25배 급등했다. 이와 함께 전세계 금 보유순위도 같은 기간 57위에서 34위로 23계단이나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