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27일 삼성전자의 신작 스마트폰 갤럭시S5 출시를 강행했지만 소비자의 반응은 냉랭하기만 하다. 물론 주말 상황을 봐야겠지만 지난해 4월 갤럭시S4 출시 때와 비교하면 소비자 반응이 차분하다 못해 차갑다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28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SK텔레콤이 현재 사전 예약자 위주로만 판매하고 있는데다, 전작과 별 차이가 없는 갤럭시S5 기기 자체에 대한 소비자의 실망감으로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SK텔레콤 대리점주는 “본사에서 일반 판매점에는 다음달 이후 물량을 제공할 수 있다며 물량을 주지 않고 있다”면서 “수도권과 광역시의 대형 대리점을 제외하고는 전시조차 못하고 있는 곳도 많다”고 전했다.
SK텔레콤이 갤럭시S5 조기출시를 강행해 삼성전자와 관계가 껄그러워 질 것을 우려해 전면적인 판매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 한 이유다. 또 판매 초기이고, 일주일 뒤부터 45일 동안 영업정지에 들어가는 만큼 재고가 쌓일 것을 우려해 초기물량만 소진하고 고객 반응을 살피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측은 “판매 첫날에는 물량이 적어서 판매량이 낮은 편이지만 물량은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갤럭시S5의 스펙이 전작에 비교에 별 차이가 없다는 점도 저조한 초기 판매량에 영향을 줬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아이소셀 방식의 카메라를 사용한 것과 데이터 속도를 높인 다운로드 부스터를 적용한 것을 제외하고는 전작과 별다른 차이를 체감하긴 힘들다. 특히 전 세계인의 눈길을 끈 심박센서는 국내법에서 의료기기로 분류돼 활성화하지도 못했다.
이통사 영업정지가 모두 끝나면 보조금 경쟁으로 갤럭시S5를 무료로 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심리도 걸림돌이다.
영업정지 직전 보조금이 풀리면 100만원을 호가하는 고급 스마트폰을 10만~20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는 사실은 안 소비자들이 다시 보조금이 풀리길 기다리며 구입을 망설이고 있어서다. 이에 가입 문의만 무성하고 실제 구매에 나선 이용자는 그리 많지 않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일부 온라인 판매자들은 이 같은 소비자 심리를 이용해 요금제에 따른 약정할인을 보조금이라고 속이고 갤럭시S5를 19만원에 판매한다고 광고해 한때 큰 소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한편 현재 갤럭시S5는 SK텔레콤에서만 신규·번호이동으로 구매할 수 있다. 영업정지 중인 KT와 LG유플러스는 24개월 이상 단말기 사용자만 기기변경을 할 수 있다. 갤럭시S5의 출고가는 이전 모델보다 10만원 정도 낮은 86만68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