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핵심연구인력, LG로 대거 이동

입력 2014-03-21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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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 연구 축소에 車사업 강화 50여명 이직

“한국지엠 군산공장의 생산물량이 크게 줄면서 미래 발전 전망을 우려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한국지엠 연구개발(R&D) 부문의 한 관계자는 최근 이같이 토로한 뒤 LG그룹의 계열사로 이직했다. 그는 “회사 측에서 강하게 붙잡고 있는 전기차 부문을 제외하고는 이직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너럴모터스(GM)가 한국지엠이 생산하는 쉐보레 브랜드를 유럽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한 뒤 최근까지 50여명 이상의 연구 인력이 LG그룹의 계열사로 이직했다.

이를 두고 한국지엠 내부에서는 2011년 LG가 전기차 부품 사업을 시작했을 당시 이직이 많았던 것과 견줘 ‘2차 엑소더스’가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지엠의 연구인력은 LG전자, LG CNS, LG 화학 등 LG 계열사에서 자동차 부품을 담당하고 있는 곳으로 이동하고 있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LG그룹이 자동차 관련사업을 대대적으로 추진, 강화하면서 최근 이직 제의가 늘어나고 있다”며 “변속기, 엔진부문의 연구인력들이 속속 이탈하면서 한국지엠은 부서 운영에 곤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지엠은 올해 초 실시한 희망퇴직에서도 연구인력의 상당 수가 이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한국지엠 연구인력의 이탈 원인으로 신차 개발보다 현재 제품의 내수 시장 판매에 주력하고 있는 것을 지목하고 있다. 이 회사는 스파크의 완전 변경 모델인 ‘M400’ 개발 프로젝트 외에는 신차 연구가 끊긴 상황이다.

한국지엠의 한 관계자는 “회사에서 연구인력을 줄이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며 “이번 희망퇴직에서 연구인력이 포함된 것을 두고 회의를 느끼고 있는 직원들이 많다”고 말했다.

반면 LG그룹은 전기차 부품 부문의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LG화학은 한국지엠의 모회사 GM과 부품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다른 계열사들도 현대자동차 등과 전기차 부품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사업을 키우는 곳과, 사업을 줄이는 기업에 따라 인력의 이동은 당연하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재계 관계자는 “LG그룹 뿐 아니라 두산에서도 자동차 소재 부문을 강화하면서 연구인력 수급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자동차업계의 이직 유혹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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