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주에 대한 공매도를 다시 허용한지 100일이 지난 가운데 증권주에 공매도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금융주의 체력이 많이 개선됐다’는 금융위원회의 발표가 무색하게 실적악화와 공매도 ‘이중고’ 앞에 증권주 주가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주에 대한 공매도가 다시 허용된 지난해 11월 14일 이후 공매도 비중이 높은 상위 10개 금융주 중에서 증권주는 대우증권, 삼성증권, 현대증권, 한화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대신증권 등 6개였다.
이 중 공매도 비중이 가장 높은 증권주는 대우증권으로 전체 매매 중 13.4%가 공매도 거래였다. 삼성증권의 공매도 비중도 12.49%나 됐고 현대증권(9.24%), 한화투자증권(6.67%), 미래에셋증권(6.13%), 대신증권(5.23%) 공매도 비중도 높았다.
공매도 비중이 높은 증권주는 주가도 하락했다. 지난 11월 14일 이후 증권주는 0.33%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0.61%, 금융업이 2.13%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증권주 중에서 공매도 비중이 가장 높았던 대우증권은 공매도 전후로 9020원이던 주가가 8540원까지 빠져 5.31% 하락했다. 삼성증권 역시 4만4600원이던 주가가 3만9600원까지 하락해 11% 넘는 강한 하락세를 기록했다. 다만 인수합병(M&A)이슈에 현대증권은 18% 가량 올랐다.
한편 공매도란 주식을 빌려 먼저 매도한 뒤 주식을 사서 되갚는 투자기법으로 통상 주가하락이 예상될 때 사용된다. 공매도로 순식간에 매도 주문이 몰리면 주식시장이 급격하게 출렁일 수 있어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제한됐다 지난 11월 다시 허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