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하 재기중소기업개발원장 “패자 부활 가능한 중기 생태계 필요”

입력 2014-02-27 10:36 수정 2014-02-27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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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도전 경영자 힐링캠프 8기째… 참여자 3분의 1 재창업 성공

“아직까지도 우리나라에선 사업에 실패하면 죄인 취급을 받습니다. 이제는 패자 부활이 가능한 중소기업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한상하 재기중소기업개발원장<사진>이 생각하는 국내 중소기업계의 올바른 방향이다. 한 번의 사업 실패가 인생의 파멸로 이어지는 현재의 중소기업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는 한 원장이 실패한 중소기업인들을 대상으로 재기 교육을 직접 진행하고 있는 본질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27일 경남 통영시 죽도에 위치한 재기중소기업개발원에서는 ‘재도전 중소기업 경영자 힐링캠프’가 한창 열리고 있었다. 오는 28일 마무리되는 이번 힐링캠프는 벌써 8기를 맞이했다. 2011년 말부터 시작된 힐링캠프는 총 150명의 중소기업 경영인들을 맞았고 이중 49명이 재창업에 성공하는 소기의 성과도 올렸다.

한 원장은 “위기에 처한 중소기업 경영인들의 교육까지 합하면 총 180명이 수료한 셈”이라며 “49명이나 재창업에 성공하고 이 과정에서 깨졌던 5가족이 재결합하는 모습을 보니 너무 뿌듯했다”고 말했다.

힐링캠프은 주로 심신 단련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사업에 실패한 중소기업인들의 자기반성과 자아성찰을 통한 내적치유가 1차 목표다. 때문에 교육 내내 중소기업인들은 1인 텐트 생활을 한다.

한 원장은 “한국은 한 번 실패하면 재기가 불가능하다. 실제 사업에 실패해보지 않은 사람은 그 심정을 모른다”며 “이에 힐링캠프에선 하루에 밥을 두 끼밖에 주지 않고 잠도 텐트에서 자며 휴대폰, 담배, 술과도 일절 분리시키고 있다. 정신무장이 없으면 아무 것도 못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다소 과한 것처럼 비춰질 수 있다. 하지만 한 원장은 이 정도로 강하게 자신을 압박해야 재기에 성공할 수 있다고 얘기한다. 그는 “실패한 중소기업인들은 자신이 원인이 아니라 주변환경 때문에 망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론적인 교육보다 혹독한 마음 공부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한 원장은 최근 정부가 중소기업인들의 재기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것에 대해 고무감을 느낀다고 한다. 힐링캠프가 처음 시작될 때만 해도 ‘재기’란 단어는 거의 들리지 않았지만, 지난해부터 재기지원법, 패자부활법 등이 발의되는 등 ‘재도전이 가능한 나라’라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무료로 재능기부를 해주는 유명인사들의 도움도 재기중소기업개발원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는 정부의 ‘중소기업 재도전 종합대책’ 발표로 2014년이 수혜를 받는 첫 해가 될 것이란 기대를 품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어려운 점은 수강생 모집이다.

한 원장은 “실패 중소기업들은 밖으로 나오려고 하질 않아 교육생들을 모으는 것이 가장 힘들다”며 “9기 힐링캠프 교육이 다음달 23일부터 시작되는데 많은 분들이 용기를 갖고 세상에 나오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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