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중견기업들이 최근 마니아 층을 타깃으로 한 제품 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각종 여가생활을 즐기려는 소비층이 두터워지고, 충성도가 높은 시장인 만큼 불황에도 영향을 덜 받기 때문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고음질 오디오 시장에 눈길을 돌리고 있는 중소 IT·가전업체들이 늘고 있다.
중견 가전업체 모뉴엘은 일본기업 온쿄와의 합작법인(모뉴엘 온쿄라이프스타일)을 통해 이달 18일 영국 명품 오디오인 ‘루악(Ruark) R7’을 국내 출시했다. 이는 모뉴엘이 합작사를 설립한 이후 처음 출시한 제품이다.
루악 R7의 판매 가격은 470만원으로, 기존 억원대를 호가하는 하이엔드 오디오들에 비해 진입 장벽을 낮췄다. 모뉴엘 온쿄라이프스타일 관계자는 “해외 명품 오디오를 국내 출시해 하이엔드 오디오 문화를 일부 마니아들에서부터 일반 소비자들까지 넓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이리버 역시 음향 마니아들을 위한 포터블 고음질 플레이어 시장에 진출해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최근엔 아스텔앤컨 브랜드를 통해 신제품 AK240을 출시했다. 이 제품의 출시 가격은 278만원에 달하지만 1차 출하 물량이 일주일만에 소진되는 등 음향 매니아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아이리버 관계자는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 유럽 등 음향 마니아들이 많은 해외 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스포츠·레저활동 마니아들을 대상으로 한 초소형 카메라 ‘액션캠’ 시장도 중소기업들의 텃밭이 되고 있다. 액션캠은 레저활동 시 몸에 부착하는 초소형 카메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동영상을 올리는 스포츠 마니아들에게 인기가 많다.
휴먼웍스는 올초 겨울 스포츠에 최적화된 액션캠 ‘듀란 아쿠아캠’을 선보였다. 중소 자전거업체인 에이모션도 지난해 말부터 미국 리퀴드이미지사의 액션캠 ‘이고캠’을 국내 출시하며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주로 중소 블랙박스 제조업체들이 새 먹거리로 액션캠 시장을 두드리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마니아 제품 시장은 규모가 적은 탓에 초기 진입이 쉬운데다, 고객 충성도가 높아 중소기업들이 전략적으로 공략하기 쉽다”며 “구매 욕구가 강한 마니아들인 만큼 불황의 영향도 덜 받아 꾸준한 판매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