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자산운용사들의 스타급 펀드매니저들의 연쇄 이동이 잇따르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이 펀드매니저 교체를 통해 운용 능력과 인지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주식운용본부장(CIO) 등 대표매니저가 교체된 곳은 하나UBS, NH-CA, 신한BNP파리바운용, 우리, 삼성, KTB, 드림, 미래에셋, KB자산운용 등 10여곳에 달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 주식 운용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외국계 합작운용사들의 주식운용본부장(CIO) 교체가 눈에 띈다. 실제 하나UBS운용은 작년 9월 김영기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팀 이사를 신임 주식운용부장으로 선임했다.
대표펀드인 ‘1.5배 레버리지 인덱스펀드’로 박스권 장세에서 신규 자금이 가장 많이 유입된 NH-CA자산운용은 지난 8월 말 이규홍 이스트스프링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을 영입했다.
올해도 펀드매니저들의 이동이 줄을 잇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작년 11월 말 남동준 전 주식운용부장 사임 이후 공석인 주식운용부장에 이승준 KT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을 내정했다. 삼성자산운용은 관리자산 기준 130조원(AUM 기준)이 넘는 국내 1위 운용사인만큼 이번 CIO 인선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 본부장이 삼성으로 둥지를 옮기자 KTB운용은 신임 주식운용부장에 전정우 전 삼성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CIO)을 영입했다. 전 본부장은 삼성자산운용의 대표펀드였던 마이베스트펀드 및 국민연금 순수주식형 펀드 등을 운용하며 업계 최상위 수준의 성과를 기록한 바 있다.
한편 롱쇼트펀드가 다크호스로 떠오르면서 운용사들이 롱쇼트 전문 스타 펀드매니저 모시기에도 적극 나선 모양새다.
지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끈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50’과 ‘트러스톤다이나막코리아30’의 운용역인 김주형 트러스톤 AI본부장이 미래에셋자산운용 본부장으로 이동한다. 이 펀드는 지난해에만 1조원 가까운 자금을 끌어모은 매머드급 펀드로 급성장했다.
미래에셋운용 관계자는 “올해 중위험, 중수익 전략을 키워드로 삼고 헤지펀드 등 다양한 유형의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라며 “롱쇼트 헤지펀드 베테랑인 김 본부장 영입을 통해 고객들의 수익 추구에도 더 나은 성과로 보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B자산운용도 지난해 말 하나UBS운용에서 헤지펀드를 운용하던 정병훈 매니저를 영입했다.
이밖에 드림자산운용은 한국밸류자산운용 출신인 강대권 매니저를 신임 주식운용본부장으로 12일 선임했다. 1980년생인 강 본부장은 업계 최연소 주식운용본부장 타이틀의 주인공이 됐다.
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업황 침체의 직격탄이 큰 중소형 운용사들 위주로 펀드매니저 교체가 뚜렷하다”며 “또한 롱쇼트펀드 등이 인기를 끌면서 차별화된 운용능력을 보유한 매니저들에 대한 니즈가 큰 만큼, 당분간 매니저들의 연쇄 이동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