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 회장이 정식 취임했다. 황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조직개편과 수익성 강화에 착수하며 난파된 ‘KT호’의 성공적 항해를 위해 닻을 올렸다.
황 회장은 27일 KT 우면동 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됐다. 황 회장은 앞으로 3년간 KT를 책임진다. 지난해 11월 이석채 전 회장이 검찰 수사 과정에서 사퇴한 지 두 달여 만에 조직이 정상화된 것.
황 회장은 취임식 직후 곧바로 KT 정상화를 위한 경영전략을 발표할 방침이다. KT는 방만경영으로 인한 통신분야의 수익성 악화와 이 전 회장이 검찰수사 과정에서 퇴진하는 등 내우외환에 휩싸였다. 회사 안팎에선 조직 안정과 경영정상화를 위해 황 회장이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황 회장은 지난해 12월 회장 후보자로 최종 확정된 후 임직원들과의 면담에 나서는 동시에 태스크포스(TF)팀을 꾸리고 전반적인 경영상황을 파악했다.
황 회장은 내주 초 분열된 조직을 통합하기 위한 조직개편안을 내놓는다. 조직개편은 각 부문과 실을 통폐합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업무 효율성을 위해 대외협력실, CR 본부와 같은 유사 업무는 통합 1순위다. 부문장, 실장, 본부장 자리 중 상당수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임원(상무 이상) 130여명은 전원 이달 31일자로 계약이 만료된다.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이석채 전 회장 시절 영입된 김일영 사장, 김홍진 사장 등 이른바 ‘올레 KT’를 상징했던 외부 인사들은 상당수 사퇴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 자리는 기존 KT 인물들이 대신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수익성 강화도 큰 고민거리다. 황 회장은 실적을 강화하기 위해 신기술 확보에 나선다.
대다수 증권사가 KT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을 어둡게 전망했다. KT의 지난해 4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1199억원, 순이익은 564억원이다. 이는 전분기보다 각각 61.03%, 58.61% 감소한 수치다.
KT는 황 회장의 취임 당일 삼성전자와 협력을 통해 신기술을 내놨다. 이 기술은 롱텀에볼루션(LTE)을 기반으로 기존 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DMB)보다 10배 이상 선명한 영상을 끊김없이 볼 수 있다. 황창규 내정자가 지난해 12월 KT 회장에 내정된 이후 TF팀을 꾸린 만큼 이 기간 동안 삼성과 만들어 낸 첫 작품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업계에선 안팎에선 추후 황 회장이 인연이 깊은 삼성전자와 다양한 사업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