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해 국내 시장에서 팔린 수입자동차 10대 중 약 7대가 독일차인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독일차 브랜드는 2013년 국내 시장에서 10만5천580대를 판매해 전체 판매량 15만6천497대의 67.5%를 차지했다.
작년 실적 8만3천578대보다 26.3% 성장했고, 점유율은 63.9%에서 3.6%포인트 올랐다. 수입차 시장에서 독일차의 절대 우위가 더욱 굳어진 셈이다.
독일뿐 아니라 나머지 영국·프랑스·스웨덴 업체들도 분발해 각각 25%, 22.2%, 10.9%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전체 유럽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은 78.5%에 달한다.
독일차의 활약은 '가장 잘 팔린 차' 부문에서도 두드러져 7위에 오른 도요타 캠리(3천227대)를 제외하면 BMW, 폴크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등 독일 4개사가 10위권을 휩쓸었다.
부동의 1위인 BMW 520d는 8천346대가 팔렸고, 폴크스바겐 티구안 2.0 TDI 블루모션(5천500대)과 벤츠 E300(4천926대)이 각각 2∼3위를 차지했다.
독일 4개사는 전체 판매량 순위에서도 나란히 상위권에 올랐다. BMW가 가장 많은 3만3천66대를 판매해 1위의 영예를 누린 가운데 폴크스바겐(2만5천649대)이 벤츠(2만4천780대)를 밀어내고 2위를 거머쥐는 이변을 일으켰다.
폴크스바겐은 작년 4월 폴로에 이어 7월 골프 1.6 TDI, 9월 골프 2.0 TDI 등 배기량 2천cc 이하의 중소형 신차를 잇따라 투입해 기세를 올렸다.
아우디는 2만44대를 팔았다.
미국 브랜드도 점유율은 7.4%로 작년과 동일했지만 판매 대수가 19.9% 증가한 1만1천657대를 기록했다. 특히 작년 7천214대를 팔아 1995년 한국 진출 이후 역대 최고 실적을 올린 포드코리아가 한몫을 단단히 했다.
포드는 작년 1월 준중형 포커스 디젤, 5월 럭셔리 세단인 올-뉴 링컨 MKZ를 투입했다.
일본차들은 엔저 현상에도 맥을 추지 못했다.
일본차는 2만2천42대가 팔려 점유율이 18.3%에서 14.1%로 4.2%포인트 내려갔고, 판매량은 7.9% 줄었다.
이는 국내로 들여오는 일본차의 상당수가 미국 공장에서 만들어져 엔저 혜택을 받지 못한 탓으로 보인다. 일부 업체는 엔화 가치가 급등했던 2010년 이후 원화결제시스템을 도입, 환율 변동의 여파를 최소화하기도 했다.
수입차를 선택지에 올리는 20∼30대 젊은 고객들이 늘어난 가운데 수입차 업체들도 중소형 라인업을 강화해 2천cc 미만 소형차가 전체 판매실적의 53.5%를 차지했다.
작년 출시돼 인기를 끈 폴로·골프·포커스 디젤 등이 모두 2천cc 미만이다. 프리미엄 브랜드인 벤츠도 작년 8월 2천cc 미만 '더 뉴 A-클래스'를 선보였다. 아우디가 새해를 맞아 2년만에 내놓은 신차, 뉴 아우디 A3 세단도 2천cc가 안 된다.
연료별로는 디젤차 판매량이 45.8% 증가한 9만7천185대(62.1%)로 점유율 60%를 돌파해 '수입차는 디젤'이라는 공식에 힘을 실었다.
가솔린과 하이브리드는 각각 7.6%와 8.0%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