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사진>이 신한금융 차기 회장 인선이 “한동우 현 회장에 유리하도록 짜여져 있다”면서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일정을 오는 22일로 연장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이어 "오는 11일 각 후보를 30분씩 면접하는 것이 불합리하다"며 "30분의 면접은 요식 행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 전 부회장은 10일 오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건의서를 회추위 사무국에 전달했다. 앞서 회추위가 불공정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회장후보 내부인사 자격기준을 손봤지만, 한 회장의 연임에 유리한 판도는 여전하다는 입장이다.
건의서에서 이 전 부회장은 "신한금융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순간을 단지 30분의 인터뷰로 결론 지어진다면 누가 보더라도 부족함이 클 것"이라면서 "무엇이 이 시대에 필요한 리더십인가에 대한 대화 기회가 타 후보자들에게도 주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물리적으로 22일까지는 시간적 여유가 있으니, 날짜를 늦추더라도 의혹의 대상이 되고 있는 쟁점사안을 객관적으로 차분히 살펴본 후 결정을 내리더라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이 전 부회장은 건의서에서 한 회장 경영 능력에 대해 의문을 나타냈다. 그는 "신한은행에서 불거진 불법계좌 조회와 과다수취 대출이자 환급액 허위보고 사태가 한 회장의 임기 중에 이뤄졌다"면서 "금융인의 시각에서 볼 때 심각한 도덕적 해이이자 총제적 관리부재"라고 지적했다. 이어 "갖가지 불미스러운 사건사고는 나열하기 조차 민망하다"라고 토로했다.
한편 신한금융 회추위는 한 회장과 홍성균 전 신한카드 사장,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등 3명을 대상으로 오는 11일 오후 4시 면접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후 최종 후보를 선정한 뒤 12일 열리는 이사회에 내정자로 추천한다. 내정자는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회장으로 취임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