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베이터가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2대주주인 쉰들러홀딩아게의 유증 참여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쉰들러는 지난 6월 진행된 현대엘리베이터의 유증에 불참한 바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 쉰들러는 현대엘리베이터의 이번 유증 결정에 대해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결정”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앞서 27일 현대엘리베이터는 2175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신주발행 예정가는 주당 3만6250원으로 이날 종가(5만4700원) 대비 38.8% 낮은 수준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6월에도 각각 827억원, 97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세 차례에 걸친 대규모 유상증자의 배경을 두고 업계는 현대상선을 지원하기 위해 가입한 파생상품의 손실액을 보전하기 위한 결정으로 보고 있다. 증자를 통해 마련한 자금 가운데 305억원이 최근 현대상선 유증에 투입되기도 했다.
일단 업계에서는 2대주주인 쉰들러의 유증 참여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6월 실시된 970억원 규모 유증에도 불참한데다 이번 유증에 대해서도 강도높게 비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쉰들러 측은 “현대엘리가 현대그룹의 지배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고, 주식회사로서 주주의 이익을 창출하기 위한 기업활동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며 “현대엘리 경영진과 이사진은 더 이상 2% 미만의 의결권을 가진 현정은 회장의 사익만을 위해 기업의 이익에 반하는 결정을 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미 쉰들러의 지분율이 크게 희석됐다는 점은 변수다. 만약 쉰들러가 이번 유증에 불참하게 되면 지분율이 더욱 떨어지는 것은 불가피하다. 쉰들러는 지난 6월 현대엘리베이터 유증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기존 35%대 지분율이 30.9%까지 급락했다. 이번 유증에도 불참하게 되면 지분율이 20%대로 하락할 수 있다.
주요주주들이 불참할 경우 흥행 우려도 제기된다. 주요주주의 불참으로 일반공모 물량이 급증하게 되면 흥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지난 6월 쉰들러의 불참으로 진행된 일반공모 유증 경쟁률은 1.96대1을 기록한 바 있다.
현대엘리베이터측은 “쉰들러 쪽에서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번 유증에 참여할 지 여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만약 불참시에는 지난번과 같이 실권주 일반공모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