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의 리메이크 열풍은 주로 미국 할리우드에서 진행됐다. 최근 소니 픽쳐스가 리메이크 제작을 확정한 영화 ‘신세계’는 지난 3월 미국 개봉 이후 할리우드에서 재탄생한다. 하정우 주연의 ‘더 테러 라이브’ 역시 북미 개봉 후 리메이크 논의가 이뤄지고 있으며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도 11월, 할리우드판으로 리메이크된다. 이외에도 ‘아저씨’ ‘헬로우 고스트’ ‘복수는 나의 것’ ‘친절한 금자씨’의 리메이크도 모두 할리우드를 기반으로 한다.
한국영화의 할리우드 행에는 철저한 경제논리가 깔려 있다. 미국에서 영화 시나리오 한 편을 만드는 데 투입되는 비용은 최소 300만 달러(약 30억원)에서 최대 500만 달러에 달한다. 하지만 한국영화 리메이크 판권료는 30만 달러~200만 달러에 불과해 훨씬 저렴하게 검증된 영화 콘셉트를 확보할 수 있다. 또 한국영화를 그대로 수입해 개봉하는 것보다 리메이크해 배급하는 것은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유럽·미주지역 한국영화 진출 현황 연구에 따르면 ‘시월애’는 50만 달러(5억3천만원)에 미국 영화사에 판권이 판매됐다.‘장화, 홍련’은 200만 달러의 높은 판권료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엽기적인 그녀’, ‘중독’이 각각 75만 달러(북미 배급권 포함), 25만 달러의 판권료를 받았다. 할리우드 외 지역에서도 한국영화의 리메이크 행진은 계속되고 있다. 영화 ‘접속’이 독일에서 리메이크됐으며 판권료는 5만 마르크(약 3600만원)에 달했다. ‘조용한 가족’은 일본에서 1000만원에 판권이 팔려 리메이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