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회째를 맞는 현대기아차의 ‘연구·개발(R&D) 협력사 테크 페스티벌’은 부품업체들의 이 같은 고민을 덜어준다. 현대기아차 뿐 아니라 해외 경쟁업체들의 차량을 절개해서 전시해 부품업체들의 R&D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16일 경기도 화성의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R&D 협력사 테크 페스티벌에는 폭스바겐, 메르세데스 벤츠, BMW, 토요타, 포드, 혼다 등 경쟁업체 차량 62대와 현대기아차의 차량 28대 등 모두 90대가 전시됐다.
참가자들은 절개된 경쟁업체들의 차체를 통해 방음과 방진 처리 방법, 서스펜션의 구조 등을 살펴볼 수 있다. 또 강판과 내부 마감재 등 세세한 부품을 보며 자사 제품의 개발에 참고할 수 있다. 여러 해외 업체들의 차량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 이번 행사의 가장 큰 장점이다.
현대기아차의 협력회사인 화신의 박병철 이사는 “해외 선진업체의 세부 부품을 볼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는데 현대차의 R&D 페스티벌에서 이 같은 기회를 가질 수 있어 제품 개발에 많은 참고가 된다”고 말했다.
화신은 현대기아차에 암, 크로스멤버 등 서스펜션 부품을 납품하고 있다. 1975년 설립 이후 포니부터 현대기아차에 부품을 납품했다.
R&D 협력사 테크 페스티벌에서는 협력업체의 신기술도 전시됐다. 올해에는 32개사에서 18건의 세계 최초 신기술 등 모두 57건의 자동차 관련 신기술을 선보였다.
화신의 경우 R&D 페스티벌에서 선보인 기술 중 일부가 아반떼, 엑센트 등에 적용 되기도 했다. 화신의 지난해 매출은 1조8000억원이며 올해는 2조원에 달할 것으로 박 이사는 내다봤다.
그는 “회사 매출의 대부분을 현대기아차를 통해 올리고 있다”며 “오늘 행사와 같이 R&D 부문에서의 협력이 성장의 밑바탕이다”고 말했다.
올해 R&D 협력사 테크 페스티벌에서는 경쟁업체와의 비교 시승도 열린다. 김진호 현대차 차량분석팀 팀장은 “폭스바겐 골프, BMW 528i 등을 현대기아차와 비교 시승할 수 있는 것이 지난해와 달라진 점”이라며 “주말에는 가족들이 많이 찾는데 협력사 뿐 아니라 미래의 고객에게도 체험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고 설명했다.
올해 행사는 16일부터 19일까지 나흘 동안 개최되며 방문객은 1만명에 달할 것으로 현대기아차는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