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관련업계와 SK하이닉스 등에 따르면 화재로 가동을 중단한 중국 우시(無錫) D램 공장은 지난 주말 일부 라인의 조업을 재개했다. 2개 생산라인 가운데 피해가 적었던 라인이 점검을 마치고 재가동에 들어간 것. 그러나 화재로 피해를 본 라인(C2)은 중국 당국의 조사와 설비복구를 마칠 때까지 당분간 조업을 전면 중단할 예정이다.
증권가에서는 생산공정 피해 등을 감안할 때 정상 복구에는 최대 4주가 소요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부 공정이 조업을 재개했지만 재고를 제외한 완제품 출고는 여전히 불가능하다는게 관련업계의 관측이다.
화재가 발생하기 전날, SK하이닉스 박성욱 대표와 오세용 제조본부장은 사업장에서 화재진압을 체험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그러나 이튿 날 창립이래 최악의 화재사고가 일어나면서 곤혹을 치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사고가 나자 각 분야 전문가 100여명으로 구성된 복구팀을 꾸려 현지로 급파했다. 중국 당국의 조사와 별도로 화재로 피해를 입은 생산라인을 서둘러 복구하기 위해서다.
SK하이닉스의 이번 화재는 중국 현지공장의 노후화된 팹(Fab) 장비를 교체하기 위해 한국 이천공장 설비 일부를 이전하던 가운데 발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화재가 커지고 연기가 많이 난 것은 화재가 배관을 따라 번지며 인근 화학장비에 번졌기 때문이다.
현재 정화장치와 배관의 파손 정도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지만 절반 정도가 파손된 것으로 관련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10일 현재 회사 측은 정상 복구에 빠르면 2주 정도를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원인조사와 교체작업 등을 고려하면 길게는 4주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전망이다. 여기에 중국 현지 중추절 연휴도 현지 당국의 조사와 복구과정에 걸림돌로 작용할 예정이다.
결국 정상적으로 조업을 재개하고 완제품이 나오는데 적어도 2주, 최대 한 달이 걸릴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화재로 인해 PC용 D램 현물가격이 20% 가까이 폭등하기도 했다. 전자업계에서는 가격 상승을 우려해 수요처가 물량확보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복구 예상기간이 더 길어지면 D램의 고정가격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피해 규모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 복구기간과 피해 정도를 섣불리 예상할 수 없다”면서 “최대한 빠른 시일안에 복구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