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로애락 주담의 세계]투자자 “믿는다” 말에 책임감… 위기 넘길때마다 보람

입력 2013-09-05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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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주식담당자 ‘존재의 이유’

개인투자자들을 최일선에서 상대해야 하는 주식담당자(이하 주담)들의 일상은 매일이 살얼음판이다. ‘신이 숨겨놓은 감정노동자’라는 말은 주담들 사이에서는 씁쓸한 자조의 용어로 회자된다. 하지만 활짝 웃는 날이 없는 건 아니다. 힘들지만 나름의 보람과 투자자에 대한 책임감으로 업무에 열중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설문(9월2일 본지 보도)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주담들은 ‘적절한 기업평가를 받았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얘기한다.

코스닥 P사의 주담 A과장은 최근 ‘고진감래(苦盡甘來)’라는 사자성어를 자주 떠올린다. 지난해 거래정지 기간 회사를 그만두지 않고 버틴 것이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월급이 많지는 않지만 요즘 같으면 할만한 직업이라는 느낌을 자주 갖는다.

P사는 지난해 회계처리 위반으로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다가 6개월의 개선기간을 부여받았다. 가까스로 투자를 통해 상폐 사유를 해소하고 거래가 재개된 것은 불과 몇 달 전이다. A과장은 거래 정지기간 내내 투자자들의 살벌한 항의방문과 전화에 시달렸다. 커터 칼로 자해소동을 벌이던 아줌마의 모습은 아직도 생생하다.

2분기 실적은 여전히 적자지만 최근 영업활동을 감안하면 3분기에는 소폭이지만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에 흐뭇해 한다. 또 최근엔 유상증자가 성공하면서 추진 중인 신규사업 역시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그는 연말 성과급과 내년 주총에서 스톡옵션 부여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

코스닥 N사의 B부장은 최근 지방에 거주 중인 투자자로부터 선물을 받았다. N사는 지난해 10대 1 감자 과정을 거쳤다. 당시 살벌했던 분위기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 B부장은 “아직 회사를 지탄하는 투자자들이 상당수 있지만 당시와 비교하면 지금은 가히 천국 수준”이라고 말한다. 그는 주주총회에서 감자안건 통과를 위해 전국을 돌면서 위임장을 받는 업무를 담당했다. 거래정지 기간에는 뉴스에서만 봤던 피켓시위를 직접 겪기도 했다.

B부장은 “욕 먹는 건 예사로 멱살잡이, 물 세례 등 온갖 모욕을 모두 당했다”고 당시를 회상한다. N사는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관리종목에서도 탈피했다. 얼마전엔 5년을 끌어온 OO치료제 임상이 완료된 만큼 하반기 대폭적인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B부장은 “감자 이전에 단기 대박을 노린 투자자들이 많았다면 최근의 투자자들은 회사의 비전을 믿는 장기 투자자들이 대부분”이라며 “‘믿는다’는 투자자들의 한마디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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