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하는 과잉 경제민주화법이 중견·중소기업의 목을 죄고 있다. 특히 일감몰아주기 과세, 유해화학물질관리법 등의 개정안 통과로 인한 피해가 예상되자 기업들은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경제계는 중소·중견기업을 일감몰아주기 과세대상에서 제외하고 업종별 특성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기업 규모와 상관없는 일률적 과세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현행 상속세와 증여세법은 정상거래비율을 법인의 업종 등을 고려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으나 시행령에서는 일률적으로 30%로 정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6일 발표한 ‘일감 몰아주기 과세 제도에 대한 의견’ 조사에서 200여개 조사 기업 중 대다수인 76.4%가 ‘업종별 특성을 고려해 차등 적용해야 한다’고 답했다.
대한상의는 “일감몰아주기 과세대상자의 대부분이 중소·중견기업인인데 기술경쟁력 제고 등을 위한 계열사 간 거래에 대해서도 증여세를 과세하다보니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이들 기업을 과세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해화학물질관리법 개정 역시 중견·중소기업의 어려움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중견기업연합회 정책토론회’에서 유영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상무는 “소량 신규화확물질도 화학물질로 등록해야 한다는 점이 중견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등록기간 10개월, 등록 비용 7000만원 뿐 아니라 해당 사업장 매출액의 5%라는 한도액도 선진국의 기준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과장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실 가능한 범위, 사고예방에 실효성이 있는 범위 내에서 기준의 명확히 정하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창업세대 경영인의 고령화 가속으로 가업승계가 불가피한 중소기업들에게는 상속세가 피할 수 없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6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백년 장수기업 육성을 위한 조세제도 개선방향’정책토론회에서 유양석 한일이화 대표는 “가업승계를 위해 주식을 줄 경우 주식가치가 급등한 만큼 세금을 내야 한다”며 “주식을 팔 수밖에 없어 가업승계가 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도 “부산에 있는 모 중견기업은 가업승계를 위한 상속세를 내기 위해 설비와 공장 일부를 팔고 있다”며 “1조3000억원 매출 규모의 기업이지만 2, 3년만 (상속세 준비를) 더 하다 보면 그 회사는 중견기업이 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조병선 숭실대학교 벤처중소기업학과 교수는 가업승계가 적기에 이루어지지 않을 때 부작용으로 “경영자의 고령화에 따른 보수 안정경영 선호로 투자위축, 성장과 고용이 정체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