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회장이 중국에서 2010년부터 추진한 ‘고급차 판매 전략(D+S 전략, 중형차·SUV 판매 확대)’은 ‘2.0시대’의 전환이었다. 현대차가 소형차 위주의 값싼 차란 이미지를 벗고 품질을 인정받는 시발점이었기 때문이다.
이제 또 한 번 시대가 변했다. 베이징현대의 ‘D+S’ 판매 확대 전략이 성과를 거두면서 현대차의 중국 진출이 ‘3.0시대’를 맞았다는 평가가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6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베이징현대가 올해 상반기 판매한 51만842대 중 ‘밍위(국내명 EF쏘나타)’, ‘ix35(투싼ix)’, ‘싼타페’ 등 D+S 차량 판매량은 19만751대로 전체 판매의 37.3%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D+S 판매 비중(34.2%)보다 3.1%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베이징현대의 중형차와 SUV를 더한 판매 비중은 2009년 15.1%, 2010년 26.2%, 2011년 36.2%, 2012년 32.9%를 기록했다.
베이징현대의 중국 판매는 중형차와 SUV를 제외하면 엘란트라(아반떼), 엑센트 등 준중형급 이하가 주를 이루고 있다.
올해는 D+S 판매 비중이 40%를 넘어설 전망이다. 오는 10월께 남양연구소와 베이징현대기술연구소가 합작으로 만든 현지 전략 중형차 ‘밍투(미스트라)’가 출시되면 베이징현대의 중형차 판매가 한층 탄력을 받게 된다.
중형차의 경우 ‘YF쏘나타(상반기 판매량 5만2854대)’와 밍투가, SUV에서는 ix35(7만2048대)와 싼타페(3만4577대)가 베이징현대의 실적을 이끌게 된다. 현대차가 폭스바겐, 제너럴모터스(GM)와 중형차급 이상에서 경쟁하면서 업계 3위에서 2위로 올라서는 발판을 마련하는 셈이다.
정 회장은 지난달 해외법인장 회의에서 “해외시장에 답이 있다”며 “시장별 시나리오를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중국에서 4공장 설립이란 양적 성장과 D+S 전략 강화란 질적 성장을 모두 챙기기 위한 뜻으로 풀이된다.
현대차 해외판매부문 관계자는 “중국에서는 중형차 부문의 세그먼트가 세분화되어 있다”며 “이 부분의 품질을 강화하고 공급 물량을 늘려 현대차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게 올해 하반기와 내년의 주요 전략”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