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의 얼굴로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자동차에 이어 올해는 세계적 IT업계 거물과 잇따라 회동하고 있다.
18일 이재용 부회장은 방한 중인 저커버그 페이스북 공동 창업자를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박근혜 대통령을 만난 저커버그는 오후 1시40분경 삼성전자 서초사옥을 찾았다.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 담당인 이돈주 사장의 안내를 받으며 서초사옥에 들어선 만큼, 이 부회장 외에도 신종균 IM(IT·모바일)담당 사장을 만난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페이스북은 갤럭시와 아티브 스마트폰·태블릿PC 분야와 타이젠 등 모바일 운영체제(OS)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4월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신종균 삼성전자 IM(IT·모바일) 부문장(사장) 등과 함께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인 빌 게이츠를 만났다. 양사 관계자들은 저녁을 함께 하며 2시간30여분 가량 환담을 나눴다.
또 같은 달 이 부회장은 구글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 회장도 접견했다. 래리 페이지 회장은 이 부회장과의 회동에 앞서 OLED와 LCD 생산시설을 갖춘 삼성디스플레이 탕정사업장을 둘러보기도 했다.
눈 여겨 볼 것은 이들 인사 역시 저커버그와 마찬가지로 박 대통령과의 만남 이후 곧 바로 이재용 부회장을 만나 협력방안을 논의했다는 점이다. 청와대를 거쳐 삼성으로, 박 대통령을 만난 뒤 이재용 부회장을 만나는 것은 최근 들어 하나의 공식이 된 셈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이같은 광폭 경영행보는 부회장으로 승진한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 부회장은 특정 사업분야가 아닌 경영전반을 내다보는 만큼 삼성의 5대 신수종을 중심으로한 신사업에서 두드러진 역할을 맡고 있다.
지난해 이 부회장은 유럽 각지를 돌며 자동차 업계 거물들을 만나며 얼굴을 알렸다. 유럽에선 노르베르트 라이트 호퍼 BMW 회장을 만나 자동차용 2차전지 사업에 대한 삼성의 의지와 기술력을 확인시킨 것으로 전해진다. 유럽 최대 자동차 메이커 폭스바겐, 글로벌 1위 토요타 총수와 잇따라 회동을 갖는 등 자동차 업계에 대한 경영 보폭을 확대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의 성장축인 전자 IT부문에서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강조된 만큼, 향후 IT 거물과 이 부회장의 회동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