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위적인 그룹 구조조정을 겪고 있는 STX 사태로 협력사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이들 업체는 ‘STX그룹 회생이 우선’이라는 대전제에 밀려 대금지연, 계약해지 등의 애꿎은 피해를 강요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TX건설은 지난 4월 정구철 사장 취임 이후, 하도급 업체와 최근에 맺은 계약들을 해지하고 있다.
STX건설 하도급 업체 관계자는 “계약서에서는 계약 해지에 따른 위약금 조항이 있지만 해지 통보 문건에는 위약금을 물겠다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이들 업체들은 자재 구입, 인력 지원 등 지금까지 5억원 가량의 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STX건설은 ‘회사의 사정’을 이유로 지급을 거부하고 있다.
STX건설 관계자는 “최근 이들 업체와 계약을 해지했다”며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몰라도, 현재 회사가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만큼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강덕수 STX그룹 회장이 최대주주인 포스텍(강 회장 지분율 87.45%)은 500여개 하도급 업체 중 상당수에게 하도급 대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지급된 대금은 짧게는 2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치에 달한다.
특히 복수의 포스텍 협력사에 따르면, 포스텍은 최근 하도급 업체들에게 ‘일을 계속하지 않으면 협력사에게 제외하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하도급 업체 관계자는 “대금을 받지 못해 회사 운영이 어려운데 작업을 거부할 수도 없다”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포스텍은 정보·기술(IT) 인프라 사업과 물류, 조선 설계 등을 통해 STX조선해양을 지원하고 있다. 후선 지원이라는 속성상 사업이 중단되면 STX조선해양 등에 미치는 파장이 커 협력사에게 사업 지속을 요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STX그룹 관계자는 “협력사를 줄인다는 얘기를 문서를 통해 공식적으로 하지 않았다”며 “회사가 어렵다는 얘기를 하면서 본 뜻이 와전된거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