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난으로 블랙아웃(대정전 사태) 공포가 확산되는 가운데 민간 발전사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원전 가동 중단에 따라 민간 발전사들의 역할이 커졌기 때문이다.
전력거래소는 10일 최대 전력수요가 6600만kW대 중반에 달하면서 최저 예비전력이 300만kW대 중반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예보했다. 예비전력이 300만kW이상 400만kW 미만이면 전력수급경보 ‘관심’ 단계가 발령된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는 초여름부터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전력 소비가 더 늘어나는 7~8월에는 민간 발전사들의 수익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전력난을 겪었던 지난해 SK E&S, GS EPS, 포스코에너지 등 대기업 계열 민간 발전사들은 1조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가장 큰 민간 발전사인 SK E&S는 매출 5조7756억원, 영업이익 7601억원을 기록했다. GS EPS도 지난해 전년 대비 32.2% 늘어난 1142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으며, 포스코에너지 또한 전년보다 94.3% 늘어난 2731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이는 한국전력이 지난해 817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처럼 민간 발전사가 수익을 낼 수 있는 이유는 전기를 판매하는 방식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한전은 발전소의 전기를 사들일 때 원자력과 석탄, LNG, 디젤 등 발전원별로 다른 가격에 전기를 구입한다. 이때 민간 발전사들은 주로 LNG, 디젤 등 판매 단가가 비싼 발전원을 이용하기 때문에 수익이 높다.
또한 민간 발전사는 공기업인 한전 발전자회사들이 적용 받는 ‘정산조정계수’를 적용받지 않는다. 정산조정계수는 과도한 수익의 일부를 한전으로 돌려주도록 설계돼어 있다. 실제로 작년 민간발전사의 평균 전력판매 단가는 1㎾h 당 161.0원으로 한전 발전자회사(90.17원)에 비해 약 80% 가량 높았다.
업계 관계자는 “초여름부터 고온현상이 지속되며 전력수요가 늘고 있지만 전력 공급 부족은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민간 발전사들이 평소보다 더 많은 전력을 한전에 판매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