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가 왔다… 스크린이 오싹해진다

입력 2013-05-30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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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공포영화의 계절, ‘무서운 이야기2’·‘닥터’·‘더 웹툰’ 등 내달 개봉

▲무서운 이야기2

2013년 공포영화의 계절이 다가왔다. 더위가 기승을 부리면 어김없이 영화계를 찾는 장르가 공포다. 올해도 오는 6월 5일 김성호, 김휘, 정범식 감독의 옴니버스 공포영화 ‘무서운 이야기2’가 개봉된다. 이어 6월 20일에는 사이코패스 성형외과 의사의 이야기를 다룬 김성홍 감독의 ‘닥터’가, 6월 27일에는 김용균 감독의 ‘더 웹툰: 예고살인’이 각각 관객을 찾는다.

해마다 여름이면 등골 오싹한 공포영화가 나왔다. 올해도 어김없다. 더울 때 공포영화가 더 잘된다는 속설은 영화계에서 불문율로 자리 잡아 왔다. 여름에 공포영화가 나와야 더 흥행이 된다는 상관관계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2004년 개봉한 ‘령’부터 최근 개봉 예정작 ‘꼭두각시’까지 10년간 60개의 공포영화 중 5~9월 관객을 찾은 작품은 51편이나 된다. 특히 6~8월에 작품들이 집중적으로 개봉한 것도 이러한 속설과 무관치 않다. ‘무서운 이야기2’를 제작한 데이지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공포는 무더위를 전후해서 개봉하는 계절성 장르”라고 설명했다.

여름에 집중된 공포영화의 흥행 성적은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역대 공포영화 중 흥행성적 5위(표)를 보면 최대 300만부터 160만 관객대까지 다른 장르의 영화보다는 낮은 성적을 보인다. 공포영화를 찍어서 대박을 노리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저예산으로 최대한 손익분기점(BEP)을 낮추는 공포영화 제작 지침이 널리 이용된다. 공포영화에 신인들이 대거 등장하는 것도 제작진의 예산을 줄이기 위한 노력의 흔적이다.

몇몇 전문가들은 공포영화가 지속되는 것은 트렌드의 변화가 소재를 끊임없이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과거 ‘나이트메어’의 프레디, ‘사탄의 인형’의 처키, 한국영화 ‘구미호(1994)’등 귀신을 소재로 한 다수의 영화가 캐릭터 위주의 공포영화였다. 이어 2000년대 초 입시 위주의 교육에서 비인간화되는 학교 이야기를 다룬 ‘여고괴담(2003)’, 부모의 갈등에 힘들어하는 사춘기 여학생을 그린 ‘장화, 홍련(2003)’ 등으로 사회적 이슈를 다룬다. 영상에서도 새로운 기법이 개발됐다. 파운드 푸티지(기록영상물)를 도입한 폐가(2010), 몇몇 응용적인 장면을 선보인 ‘미확인 동영상’ 등은 공포영화 진화의 선두에 서 있다.

수용자(관객) 입장에서 공포물을 찾는 이유는 심리적 요인에서 살펴볼 수 있다. 죽음은 인간의 영원한 두려움이고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반대 심리는 항상 존재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강유정 영화평론가는 “죽음에 대한 공포를 놀이화하는 것이 공포영화의 역할”이라며 “현대적으로 공포를 유희화한 영화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공포라는 감정을 오락화한다”고 해석했다.

이처럼 효용론으로 본다면 공포영화는 정서적으로 불안한 심리상태(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도 유용하다. 서울 강남 김창기정신과 김창기 원장은 “불안도가 높은 사람은 이를 드러내고 터트리고 싶은 마음이 있다”며 “여성들이 싫다고 하면서도 몰입해서 보는 이유”라며 불안 정서를 극복하는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공포영화를 좋아한다고 해서 정서가 불안하다고는 볼 수 없다. 공포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의 경우 심리적으로 문제가 없냐는 질문에 김 원장은 “지나치지 않다면 심리적으로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내재된 불안요소를 해소하는 방식일 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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