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시장이 커지면서 게임 내 아이템을 구입·판매하는 ‘아이템 거래’규모도 덩달아 성장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PC온라인 게임 뿐 아니라 대세로 떠오른 모바일 게임에서도 아이템 거래가 활성화 되면서 하나의 거대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금이 오고가는 만큼 사행성 논란을 부추긴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지만 하나의 ‘온라인 상거래’로 봐야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게임 아이템 거래가 하나의 시장으로 떠오른 것은 오래되지 않았다. 하지만 게임 아이템의 현금거래는 지난 1998년 9월에 출시 된 엔씨소프트의 MMORPG ‘리니지’에서부터 시작됐다. 게임 내 캐릭터 성장을 위해 의도하지 않은 사용자 간 아이템 거래가 암암리에 발생하기 시작했고 이는 리니지 이후 출시 된 게임에서도 지속됐다.
그리고 아이템 거래가 시작된지 10년이 훌쩍 넘은 지금, 게임 아이템 거래는 일반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 파는 일 처럼 일반화되는 추세다.
직장인 박모(32)씨는 얼마 전 자신이 애지중지 모은 게임머니를 지인에게 팔았다. 바쁜 업무 탓에 게임을 즐길 시간이 부족해지자 얼마 전 부터 게임에 빠져든 지인에게 게임머니를 판매한 것이다. 약 500만원 상당의 게임머니를 판매하고 박씨가 받은 돈은 10만원 남짓. 아이템 거래 사이트에 나온 평균 거래시세보다 조금 더 저렴한 가격이다. 박씨는 “현금으로 게임 아이템을 거래하는 것은 그동안 자신이 노력한 결과에 대한 보상의 개념”이라며“일반 마트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것과 같은 의미로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게임 아이템 거래가 활성화되기 까지는 여러 우려곡절이 있었다. 음성적으로 진행된 아이템 거래가 사행성 및 범죄야기라는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속칭 ‘작업장’을 통한 비정상적 게임머니 거래도 한때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특히 작업장의 경우 중국 등지에 사무실을 마련해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게임머니를 취득한 뒤, 이를 되파는 방식으로 부당 이득을 챙겨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7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을 통해 사업상 목적으로 게임 아이템이나 게임머니를 거래하는 작업장을 규제하기 시작했다. 다만 반기당 1200만원 이하로 판매하는 것은 정상적인 거래로 허용했다.
이 같은 진통속에 게임 아이템 거래 시장은 1조5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업계에서는 아이템 거래 시장의 성장이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의 이 같은 예상의 근거는 바로 급 성장중인 ‘모바일 게임 시장’에 있다.
아이템매니아의 10월 4주차 주간 아이템 거래 순위에 따르면 전체 아이템 거래량 순위 상위 30위권내의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을 구분한 결과, 온라인게임은 25종으로 전체의 83.3%를 차지했고 모바일게임은 5종으로 16.6%를 차지했다.
모바일 게임의 경우 싸이게임즈의 ‘바하무트배틀오브레전드(이하 바하무트)’가 8위, 실리콘 스튜디오의 ‘판타지카’가 18위에 올랐다. 이어 룰더스카이(JCE), 카드캡쳐삼국지(엔타즈), 아이모(컴투스) 등이 각각 20위, 26위, 28위에 랭크 됐다. 바하무트의 경우 하루 평균 약 2000만원의 거래량을 기록중 이고, 카드캡쳐삼국지도 일 평균 500만원의 거래량을 보이고 있다.
아이템매니아 임재홍 마케팅팀장은 “최근 모바일게임을 중심으로 아이템거래 시장에 적잖은 판도변화가 예상된다”며 “거래량 대부분을 차지했던 온라인게임들을 제치고 모바일게임의 거래량이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한편 재미있는 조사결과도 있다. 게임 아이템 거래 시장이 열린 후, 가장 고가에 판매된 아이템은 무엇일까? 정답은 MMORPG ‘리니지2’의 활 아이템이다. 아이템베이에 따르면 지난 2007년말~2008년 초, 리니지2의 활 아이템 ‘드라포커’가 약 1400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지난 10월 4주차 아이템매니아에서 거래된 최고가 아이템은 리니지 아이템(수령+9신묘한 장궁, +9쿠쿨칸의 방패, +9엘름의 축복, +8호박 갑옷, 순간이동반지)으로 거래가는 570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