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오프 명단에서 SK와 롯데는 각각 부시와 사도스키를 제외했다. 선발 투수인 두 외국인 선수를 제외함으로써 불펜진의 책임은 더 막중해진 상태다. 특히 SK는 올시즌 부상으로 주춤했던 김광현을 1차전 선발로 내정함에 따라 김광현이 무너질 경우 일찌감치 필승 계투진을 가동할 가능성도 높다.
SK 불펜진의 핵심은 박희수와 정우람이다. 박희수는 정규시즌에서 8승 1패 6세이브, 방어율 1.32를 기록했다. 정우람은 2승 4패 30세이브, 방어율 2.20이다. 막강 불펜진이라는 말 밖에는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특히 이들은 롯데에게 유독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박희수는 올해 거둔 8승 중 무려 6승을 롯데에게서 올렸다. 세이브 하나까지 추가해 박희수는 롯데전에서 1.38의 방어율을 기록중이다. 정우람 역시 롯데전에서 5경기에 출장해 3.2이닝동안 1피안타 무실점으로 4세이브를 챙겼다. 결국 롯데로서는 1차전 선발 김광현을 끌어내린다 해도 막강 불펜진을 상대해야 하는 만큼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처럼 막판 역전승을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박희수와 정우람으로 대표되는 SK 불펜진에 비해 롯데는 그 화려함이 덜하다. 하지만 SK 출신의 정대현이 합류함으로써 무게감 만큼은 확연히 높아졌다. 그는 준플레이오프에서도 3경기에서 4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꽁꽁 틀어막아 준플레이오프 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특히 정대현은 뛰어난 위기 관리 능력을 자랑해 SK로서도 정대현의 공을 잘 공략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김사율을 비롯해 최대성, 김성배에 좌완 강영식 등도 뒤를 받치고 있어 롯데 역시 다양한 맞춤식 투수진 운용이 가능하다.
플레이오프에서 핵심이 될 선수는 역시 정대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시즌까지 SK 유니폼을 입었던 정대현이기에 SK 선수들은 정대현 공략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올시즌 SK를 상대로 5경기에 등판해 4.1이닝동안 5안타 2실점을 허용해 기록상으로도 정대현은 SK 타자들에게 약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은 정규시즌과 다르다. 정대현이 SK전에 등판할 당시는 부상 복귀 이후 몸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SK 타자들이 내 공을 잘 치냐 못 치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 공을 던질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라고 말하고 있는 정대현이다. 부상에서 회복해 자신의 공을 던질 수 있는 상황인 만큼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셈이다.
불펜시리즈로 압축되는 이번 플레이오프의 승자가 과연 누가 될 것인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