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으면서도 다른 ‘짝짓기’

입력 2012-08-23 13:35 수정 2012-08-23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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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간의 짝짓기 프로그램 전격비교 ‘짝’vs ‘정글러브’

▲정글러브 사진=MBC 제공
갖가지 방법으로 짝을 찾는 이들의 만남, 생존을 건 극한의 환경 속에서 만나는 1%의 사랑… 방송사들이 남녀간의 만남 주선에 열을 올리고 있다. 매회 화제와 논란 속에 방송중인 SBS ‘짝’과 지난 16일 첫 방송된 MBC ‘정글러브’는 낯선 남녀가 한 공간에서 생활하며 만남의 대상자를 찾는 전형적인 짝짓기 프로그램으로 시청자의 눈길 잡기 경쟁이 본격화됐다.

2011년 3월부터 방송된‘짝’은 제작진의 검증을 거친 10여명의 남녀가 168시간 동안 애정촌이라는 한 공간에서 지내면서 서로를 알아가며 짝을 찾는 포맷을 견지하고 있다. 결혼을 전제로 한 공간에서 생활하게 되는 남녀의 일주일은 오롯이 짝을 찾기 위한 과정으로 구성돼 있다.

16일 첫방송된‘정글러브’는 이 보다 좀 더 긴 시간, 극한의 상황에서 서로를 알아간다. 10명의 남녀가 태평양 티니안 고트섬에서 360시간을 함께 보낸다. 갈증과 배고픔, 더위 등의 극한과 공포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 모습을 보면서 만남의 짝을 찾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짝 사진=SBS 제공
‘정글러브’는 시청자의 관심을 선점하고 있는 ‘짝’과의 차별화를 위해 출연자들의 신상정보를 숨겼다. ‘짝’이 출연자의 이름을 밝히지 않고 번호로 명명하지만 출연자들의 자기 소개를 통해 학력, 직업, 집안을 알려준다. 반면 ‘정글러브’는 처음 이름에서부터 직업에 이르기까지 신상정보를 전혀 공개하지 않은채 생활하게 하는 것이 특징이다.

‘정글러브’ 남상욱PD는 “10일 동안 신상정보를 감춘 채 정글의 극한에서 지내다가 나머지 5일은 신상정보를 공개한 후 문명에서 함께 지낸다. 그랬을 때 그 10일 동안 피어났던 사랑이 지켜질 수 있는가에 대해서도 조명해 보고 싶었다”며 남녀간의 만남에 있어 인간 순수의 가치와 삶, 사랑을 강조하는 포맷이라고 강조했다.

첫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상당수 “‘정글의 법칙’과 ‘짝’을 합쳐 놓은 것 같다”며 기시감을 지적했다. 판단하기에 이르지만 학력과 직업, 외모 등을 지극히 현실적으로 이용함으로써 시청률을 잡은 ‘짝’의 부작용을 의식적으로 걷어 낸 듯 보이지만 일부 여성 출연자들의 태도가 이질감을 주며 논란을 일으켜 프로그램의 본질에서 멀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이에 대해 남상욱PD는 “향후 변화할 여성 출연자들의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생활에 주목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글러브’는 ‘짝’이 드러내놓은 부작용을 해소하고 본질적인 사랑에 접근하고 애쓴 흔적이 역력하지만 아직까지 우려를 다 씻어내지 못했다.

한 대중문화 전문가는 “‘짝’과 ‘정글러브’가 가치있고 순수한 남녀간의 만남을 지향한다는 기획의도를 내세우고 있지만 오히려 부, 학력, 외모 등 외형적 조건 지상주의를 조장하고 심화시키고 있다. 이는 남녀간의 만남에서 자극적인 소재로 시청률을 올리려는 상업주의의 결과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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