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 관계자는 “국내 사용자를 대상으로하는 ‘가입자 장사’인 통신산업의 포화 상태가 성장정체로 이어져 새로운 수익원을 찾지 못한다면 도태될 수밖에 없는 시장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3분기 KT와 SK텔레콤의 가입자당월평균매출(ARPU)은 지난해에 비해 각각 5.4%, 3.1% 감소했다.
◇KT, 계열사 44개로 확대= KT가 올해 M&A와 합작사 설립 기업 수는 총 8개. 현재 KT그룹의 계열사는 44개(손자회사 포함)로 매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인수합병에 약 8000억원을 투입한 KT는 올해 이보다 많은 1조원 이상 쏟아 부었다.
KT의 M&A와 합작사 추진 사업은 △통신·IT융합 △클라우드 컴퓨팅 △탈통신 플랫폼에 집중됐다. 이중 지난달 계열사로 편입된 국내 최대 신용카드사인 BC카드와 지난 5월 일본 소프트뱅크와의 데이터서비스 합작사 추진이 가장 눈에 띄었다.
이석채 회장의 뚝심의 결과물로 평가받고 있는 ‘KT-소프트뱅크의 글로벌 데이터센터’는 8일 개관을 앞두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수출하기 위해 설립되는 데이터센터는 올해 초 대용량 데이터 분산처리 기술 업체인 넥스알을 인수하면서 박차를 가했다ㅣ.
최근 한류 바람을 타고 KT의 동영상 콘텐츠 플랫폼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10월 글로벌 온라인 방송 플랫폼 기업인 ‘유스트림’과 합작해 ‘유스트림 코리아’를 설립해 국내 동영상의 해외 유통 교두보를 마련했다. KT는 우리나라 동영상 콘텐츠를 ‘오픈 페이퍼뷰(PPV)’ 상품으로 유료화할 계획이다.
지난 4일 200여억원에 인수한 엔써즈도 동영상 콘텐츠 구매·저장·관리·시청 기능을 제공하는 차세대 동영상 유통 플랫폼을 확보하기 위한 수순이다. 엔써즈는 600만명이 가입한 글로벌 한류 커뮤니티 ‘숨피’를 갖고 있다.
KT가 M&A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수 있는 원동력은 풍부한 자본력에 있다. KT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2010년 말 기준)이 1조5700억원을 넘어섰다.
일각에서서는 이석채 회장의 임기 종료와 맞물려 올해 적극적인 M&A 전략을 펼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이 연임하기 위해서는 KT·KTF 합병, 실적개선 외의 성과가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SK텔레콤은 플랫폼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SK플래닛과 반도체사업분야의 하이닉스 인수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안 ‘양날개’를 갖췄다. SK플래닛이 구축하고자 하는 IT생태계에 하이닉스 반도체가 접목되면 모바일 분야에서 상당한 파워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3조4266억원을 지불하고 하이닉스를 품에 안았다. 적지 않은 비용만큼 하이닉스에 거는 기대와 애정은 각별하다.
폐쇄적인 국내 통신사업에서 벗어나 개방형 플랫폼사업으로 글로벌 진출 도약을 선언한 SK텔레콤 입장에서 해외 마케팅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는 하이닉스는 천군만마다.
하성민 사장은 “통신사업과 연계성이 높은 비메모리사업을 강화해 시너지를 높이겠다”하이닉스 인수의 비전을 소개했다. 반도체사업의 강자를 품에 안음으로써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모두 아우르는 종합 IT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얘기다. SK텔레콤은 하이닉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할 경우 추가 M&A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지난달 1일 SK텔레콤 계열사 출범한 SK플래닛 역시 해외에서의 M&A 활동을 가장 큰 목표로 세웠다. 서진우 사장은 “SK플래닛은 해외 M&A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조만간 가시적인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미국에 양질의 콘텐츠를 갖춘 기업이 많은 만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플래닛이 분사하기 전인 올 초 SK텔레콤은 미국 비디오 대여업체 블록버스터 인수를 추진했다.
SK플래닛도 자사 구축하고자 하는 글로벌 IT생태계에 하이닉스 반도체가 접목되면 모바일 분야에서 상당한 파워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KT와 SK텔레콤이 M&A를 통해 성장정체에서 벗어나려는 모습을 많이 보였다”며 “M&A 관계자들이 자금력이 풍부한 통신사와 접촉은 내년에도 활발히 진행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