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강행처리로 중단됐던 국회 예산안 심사가 1일 민주당의 불참 속에 재개됐다. 중단된 지 9일 만이다.
국회 예산결산특위는 이날 오전 계수조정소위를 열고 기획재정부 등 36개 부처와 기관의 내년도 예산안과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심사에 들어갔다.
이 자리에는 정갑윤 위원장을 비롯, 한나라당 소속 7명 위원과 자유선진당 임영호 위원이 참석했다.
하지만 민주당 소속 위원들이 이에 반발하며 회의장을 찾아가면서 오전 11시 정회, 여야간 대화가 이뤄졌다. 예결위원장실에 둘러 앉은 여야 소위 위원들은 입장차만 재확인했다.
먼저 민주당 간사인 강기정 위원은 “한미FTA 강행처리 두고 반성과 참회의 시간을 먼저 가지라”며 예산심사 중단을 촉구했다.
주승용 위원은 정 위원장을 향해 “이렇게 압박하면 서로 감정만 상한다”며 “양당 원내대표를 만나 단독처리 않겠다는 확실한 소견을 밝히고 설득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백성운 한나라당 위원은 “FTA 등 여야 쟁점 사안들에 대한 대립은 인정하고 FTA 후속대책을 위한 예산을 내년 예산에 반영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민주당 위원들이 투쟁에 매몰돼선 안된다”고 복귀를 촉구했다.
이러한 가운데 민주당 박 의원이 심사에 참여한 선진당 임 위원에게 “그렇게 하면 무슨 2중대라고 불리는지 알고 있잖나. 선진당은 야당 아닌 여당”이라고 비난, 임 위원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임 위원은 “심사에 같이 안 들어온다고 야당이 아니라고 비난하면 안된다”며 “저러니 민주당은 민주노동당 2중대 소리를 듣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이들의 한바탕 소란이 가신 뒤 민주당 위원들은 “아무튼 의사 진행을 더 이상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가겠다”는 강기정 위원의 말을 끝으로 자리를 떴다.
하지만 정 위원장은 “일방적으로 그렇게 통보하면 안된다. 약속한 적 없다”고 회의 속개 방침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