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승준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은 26일 "거대 권력이 된 대기업을 견제하는 효과적인 수단으로는 자본주의 원칙에 입각한 공적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가 가장 적절하다"고 말했다.
곽 위원장은 이날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공적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 및 지배구조 선진화' 토론회 기조연설에서 특정 기업들을 직접 거론하면서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주장했다.
곽 위원장은 "신한금융의 경영권 분쟁에서 국민연금은 2대 주주임에도 일본계 주주 등과 달리 전혀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며 "`1주 1권리 행사'라는 원칙에 맞지 않는 불합리한 사례였다"고 지적했다.
또 삼성전자에 대해서도 "국민연금은 지분(5.0%)이 삼성생명(7.45%)에 이어 두번째로 많고 이건희 회장(3.38%)보다도 많다"며 "기존 아이템에 안주하려는 경영진에 대한 경제와 경영 투명성을 높이려는 노력을 제대로 했는지 매우 의문시된다"고 말했다.
곽 위원장은 또 대기업들이 국민의 미래 먹을거리가 될 새로운 분야의 개발이나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에도 미온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포스코, KT 등 오너십이 부족한 대기업도 방만한 사업 확장 등으로 주주 가치가 침해되고 국민경제에 역효과가 발생하지 않도록 경영진에 대한 감시와 견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 위원장은 "스스로 혁신이 없는 시장은 성장할 수 없다"면서 "누군가가 우리 경제 내부에서 혁신일 일어나도록 촉진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관치논쟁 등을 방지하기 위해 국민연금 자체의 지배구조를 개편해 기금운영의 투명성과 독립성을 확보하는 것도 필수과제"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청와대와 정부는 이날 미래기획위가 발표한 공적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 및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에 대해 "곽 위원장의 개인적 소신일 뿐"이라며 정부 정책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