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웅당국, 5대 금융지주 회장 왜 만났나

입력 2011-04-18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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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동式 '밀어붙이기' 이번엔 과연 '通'할까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18일 오전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 어윤대 KB금융 회장,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 강만수 산은금융 회장 등 국내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을 긴급 소집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과 건설사 부실 문제 등에 대해 협의했다. 또 최근 농협 전산망 장애에 따른 금융회사의 전산보안 문제 등도 주요 현안으로 다뤘다.

◇건설사 줄도산 줄어들까= 이날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회장들을 소집한 데에는 최근 저축은행 등 금융권의 부동산 PF 대출 회수, 고객정보 유출 및 전산망 마비 사태 전개 과정에서 지주사들의 역할이 미흡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금융위원장과 금감원장이 이례적으로 함께 나올 만큼 현안들이 심각하다는 위기감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김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도 “삼부토건의 기업회생절차 신청 과정에서 보듯 건설사의 PF대출 대응에 대해 금융권이 소극적”이라며 “금융산업은 실물경제의 활동을 제대로 지원하면서 스스로 성장해야 하는데, 최근 실물경제를 제대로·효율적으로 지원하고 있는지 걱정”이라고 지적한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은 단기적인 유동성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사에 대해 적극 지원에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김 위원장은 “PF대출에 대하 전면적 점검에 나설 예정”며 “정상화 가능한 PF 사업장에 대해 금융지주 차원에서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 유동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사에 대해서도 조기에 정상화될 수 있도록 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PF 부실 채권을 처리하기 위한 민간 배드뱅크(Bad Bank) 설립이 추진된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주요 은행들이 참여해 민간 배드뱅크인 유암코(연합자산관리)처럼 부실 PF 채권 처리에 특화된 민간 배드뱅크 설립을 검토키로 했다”고 말했다.

따라서 금융시장 안팎에서 건설사 줄도산 사태가 진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현대캐피탈 고객정보 유출과 농협의 전산망 마비 등은 금융권의 보안 불감증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관련 인력과 전산 투자 확대를 주문했다.

권 원장은 “금융지주사들이 IT보안 인력과 예산을 CEO 차원에서 적극 챙기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석동식 밀어붙이기 재현?= 하지만 금융권 일각에선 김석동式(식) 밀어붙이기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번 회동 역시 지난 주말 긴급하게 잡혔다. 일부 금융지주 회장의 경우 하루 전인 일요일 오전에서야 일정을 통보받아 다른 일정 변경이 불가피했다는 후문이다.

금융권 한 고위 관계자는 “김석동 위원장이 취임 후 예보 공동계정, 저축은행 구조조정 등 현안해결을 위해 속도감있게 처리했지만 밀어붙이기식으로 일을 처리해 갑갑해 왔다”며 “이번에도 문제해결을 위한 공감형성보다는 밀어붙이기식 일처리가 재현되는 것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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