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강세(원·달러 환율 하락)가 이어지면서 외환당국이 어떤 선택을 할지 금융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물가 불안으로 외환당국이 지난주 원·달러 환율 1100원 선을 내주는 것을 용인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환율이 급락하자 다시 매수 개입을 단행하는 등 시장에 개입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환율이 1100원을 뚫고 내려가 1080원대까지 하락하면서 외환당국이 시장 개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그동안 연 4% 후반대로 고공행진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환율 하락을 용인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 환율이 단기간에 가파르게 하락하자 우리나라 기업들의 수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 외환시장 관계자는 “환율이 1080원대로 떨어지자 외환당국이 달러 매수 개입을 단행, 환율을 끌어올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당분간 환율 하락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다. 이는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주식을 꾸준히 매수하고 있고 주요 7개국(G7)의 엔-달러 시장 개입 이후 엔화가 약세를 이어가는 등 환율 하락요인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환당국이 환율 하락을 어느 선까지 용인할 것이냐다. 당국이 최근 물가가 치솟자 이를 완화시키고자 환율 하락을 용인했지만 환율 하락 속도가 워낙 빠른데다 4월 이후 물가가 점차 하락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무작정 용인만 하지는 않을 것으로는 보이기 때문이다.
장보형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 물가 상승률이 높았던 만큼 외환당국이 특정 수준의 환율을 고집하기는 어렵지만 자칫 환율 폭락도 우려되기 때문에 1080원 선에서 외환당국의 본격적인 개입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석태 SC제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환율을 떨어뜨리려는 시장과 환율을 끌어올리려는 당국과의 기싸움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