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와 카드업계 간의 높은 기름값 주범 찾기 논란이 재점화 됐다.
한국석유유통협회는 14일 지식경제부, 기획재정부, 청와대 대통령실, 국무총리실,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주유소 신용카드가맹점수수료율 인하를 통한 유류가격 인하 방안을 건의했다.
이에 대해 여신협회도 논리에 맞지 않는 얘기라며 반박 자료를 정부에 제출했다. 지난달 대한석유협회가 카드사 수수료 문제를 거론하며 1라운드 대결이 펼쳐진 이후 2라운드로 접어든 모양새다.
협회가 내세우는 논리는 이렇다. 휘발유와 경유 주유시 신용카드 결제비율이 90%(2010년 기준) 수준에 이르고 있어 매출액에 대해 1.5% 정률로 적용되는 신용카드가맹점수수료가 유류가격이 오르면 수수료율도 저절로 오르는 구조여서 유류가격 상승의 한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
협회는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에는 교통·에너지·환경세 등 간접세가 50% 가량(휘발유 52%, 경유 42%) 부과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류가격 인상시 세금부분에 대한 신용카드가맹점수수료도 주유소가 분담하고 있어 주유소의 실질 카드수수료율은 1.5%가아닌 3.5% 수준에 이른다"고 밝혔다.
또 "신용카드사는 유류가격 상승시 동반 상승하는 카드 수수료로 막대한 수수료를 챙기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경제적 고통을 겪고 있으며, 주유소는 고유가로 인한 소비감소와 카드수수료 부담으로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따라서 유류가격에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을 현행 1.5%에서 1% 수준으로 낮춰 기름 값을 인하해야 하며, 수수료율을 0.5% 인하하면 연간 2000억 원 정도의 소비자 부담 경감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카드업계는 정유업계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요구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여신협회는 관계자는"카드업계는 정부의 서민업종(교통, 의료 등)에 대한 우대요구에 따라 1983년부터 국내 최저수수료인 1.5%를 적용하고 있다"면서 "그 이후 단 한 차례도 인상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특히 국제 유가가 높아지면 카드수수료로 인한 유가가 인상된다는 점에 대해서는 지난 2월말 휘발유가 및 경유가는 각각 48.16%, 169.53%가 증가한 반면 이에 대한 가맹점 수수료율 증가는 0%였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유류세 부문을 제외하고 수수료를 부과하자는 것은 국세, 지방세 등 각종 세금 및 공공요금을 신용카드로 납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형평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신협회 관계자는 "유류세 부문에 대한 가맹점 수수료 인하는 해외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찾아볼 수 없다면서 "유가 인하를 위해 수익자부담원칙에 의거 조세당국이 유가판매액에 대해 세제혜택을 부여하도록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용카드 결제증가는 주유소의 매출증대 효과는 물론 외상매상채권에 대한 리스크도 감소시켰다"며 "과표양성화를 통한 건전한 조세문화 정착에 기여, 지하경제 축소라는 부수효과도 있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