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실은 8일 중국 주재 한국 외교관들과 중국 여성 덩신밍(鄧新明·33)씨 간 불륜 파문 관련해 당시 외교 책임자인 김정기 전 총영사를 불러 조사했다.
4시간여 동안 자료 유출 여부 등에 대해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김 전 총영사는 이 자리에서 “덩신밍에게 유출된 자료 중 일부는 내가 갖고 있던 자료가 맞다”면서도 “유출 경위는 모르겠다”고 진술했다. 총리실은 9일 김 전 총영사를 다시 불러 추가조사를 벌인다는 계획이다.
김 전 총영사는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 서울선거대책위 조직본부장을 지낸 뒤 2년 9개월 간의 상하이 총영사 생활을 마치고 지난 3일 귀국했다.
앞서 총리실은 지난 1월초 상하이 총영사관 소속 외교관들이 덩씨와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하며 각종 자료를 건넸다는 제보를 받고 조사에 착수해 이들의 비자 알선과 자료 유출 혐의를 일부 확인한 바 있다.
덩씨는 총영사관의 주요 민원을 해결해 주고 이를 바탕으로 친분을 형성한 우리 외교관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다. 이 과정에서 덩씨는 한국비자를 부정 발급받는 등의 혜택을 누렸을 뿐만 아니라 국내 유력 정관계 인사 200여명의 휴대전화 연락처와 외교관 비상연락망, 외교통상부 인사 관련 문서 등을 건네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미모와 재력을 바탕으로 상하이 정계 거물들에게까지 영향력을 행사한 중국 30대 여성이 현실에서 영화 ‘색계’(色戒)를 재연해 한국 외교계를 발칵 뒤집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