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 정부의 인맥을 이용해 국가 기밀을 빼돌렸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덩모씨(33)가 각종 이권 사업에 개입한 사실이 포착되고 있다.
8일 상하이 한인 사회에 따르면 덩씨는 중국 정부 인맥을 배경으로 지난 수년 전부터 상하이 한인 사회의 기업인들을 상대로 유력인사를 소개해 주거나 업무상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역할을 했으며 작년부터는 한국 정부 관련 업무로 영역확대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덩씨가 각종 이권사업을 통해 중간에서 챙기는 금액은 한건당 한화 기준으로 수천만원 안팎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상하이에서 사업을 하는 K씨는 "몇년 전 사업상 문제가 발생해 재판이 열리게 됐을 때 덩씨의 도움을 받으려다 말았던 적이 있다"면서 "덩씨가 한인 사회와 정부 사이에서 브로커 역할을 하며 이권을 챙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개인사업가 A씨도 "처음 상하이에 와서 사업을 하는데 중국 정부 관련 일로 어려움이 많아 덩씨에게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덩씨가 특히 한인 사회를 활동무대로 선택한 이유는 한국에 대해 잘 알았기 때문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는 20대 초반 한국으로 유학해 한국말을 배웠고 중국으로 돌아와서는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아이를 낳았으며 노래방에서 한국 노래만 몇시간씩 부를 정도로 한국 대중가요도 많이 알고 있었다고 한다.
평범한 가정주부로 지내던 그는 어느 순간 중국 정부의 권력층과 줄이 닫게 됐으며 이를 바탕으로 중간에서 돈을 챙기는 브로커가 된 것으로 보인다.
그가 브로커로 나선 시점은 남편 J씨의 주장대로 덩씨의 외삼촌이 상하이의 당서기로 왔다는 2007년께로 추정되고 있으며, 덩씨가 친분을 맺고 있다는 정부 인사는 정확히 누구인지 알 수 없으나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사람으로 추정되고 있다.
덩씨는 브로커로서 역할을 수행해 많은 도움을 주기도 했지만 일부 한인들에게는 좋지 못한 기억으로 남아있기도 하다.
그는 관계가 틀어지면 상대방이 겁을 먹고 꼼짝도 하지 못할 정도로 강력하게 위협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덩씨는 타깃으로 정한 상대방에 대해 통화내역, 위치이동 상황 등에서 문제점을 파악한 후 협박하는가 하면 세무당국의 세무조사를 받게 하거나 전화로 공갈 협박을 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덩씨를 아는 사람들은 그의 배후에 유력 인사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상하이총영사관의 불륜, 기밀 누출 의혹 사건은 덩씨가 한국 비자발급 업무에서 이권을 챙길 수 있다고 판단하고 영사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총영사관의 한국 비자는 지정 여행사와 중국 정부 산하의 지정기관이 신청하면 결격 사유가 없는 한 발급되는데 덩씨는 비자발급 신청을 대행하는 기관으로 지정되고 싶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덩씨는 작년 11월 자신과 관련해 상하이총영사관의 영사 2명이 귀환한 후 한인 사회에서 거의 눈에 띄지 않고 있으며 이날은 전화 접촉 시도에도 응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