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기발한 '적과의 동침'

입력 2010-11-19 14:01 수정 2010-11-19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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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렉추얼벤처스와 라이센스 계약 체결로 특허전쟁 대비

삼성전자가 글로벌 특허괴물에 대응하기 위한 체제 구축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허소송을 제기하는 글로벌 특허업체들과 제휴하는 ‘적과의 동침’ 전략을 통해 소송 가능성을 차단키로 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19일 국제 특허전문회사 인텔렉추얼벤처스(IV)와 특허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글로벌 특허괴물에 정면 대응하겠다고 밝혀 온 삼성전자는 이번 계약 체결로 자사의 특허 포트폴리오를 강화 함은 물론 향후 발생할 특허 소송 위험도 크게 줄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특허전문회사 IV는 특허의 발명과 매입을 통해 고객들에게 특허 라이센싱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양한 기술분야에 걸쳐 3만건 이상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계약으로 삼성전자는 IV가 보유한 특허에 대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는 장기적으로 고객에서 혁신적인 제품 및 서비스를 공급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특허전문회사와 계약을 체결한 것은 지난해 1월 인터디지털에 이어 두번째다.

삼성전자가 국제특허전문회사와 잇따라 계약을 맺는 것은 갈수록 빈번해지는 특허소송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4년부터 38건에 달하는 특허 소송에 제소당해 가장 많은 소송을 당한 회사로 이름을 올렸다.

특히 지난해 4월에는 삼성전자에 특허침해 소송을 낸 미국의 반도체업체 스팬션에 화해금 명목으로 7000만달러를 지불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현재 10여건의 특허 소송이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자체적으로 특허중시 경영노력을 펼쳐왔다. 지난 2005년 특허중시경영을 선언한 이후 전문인재 양성 및 연구개발(R&D)투자를 확대하는 등 자체 경쟁력 강화 노력을 기울여 왔다. 특허등록 순위에서도 국내 1위를 지속적으로 차지하고 있고 미국에서도 지난 2006년 이후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특허전문기업과 계약을 체결한 것은 갈수록 특허 분야가 방대해지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자사의 노력 만으론 모든 소송을 감당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적과의 동침을 통해 특허 소송 공세에 적극 대응하기로 한 것이다.

지난해 인터디지털과의 계약 체결도 소송 뒤에 이뤄졌다. 인터디지털은 삼성전자에 2G 및 3G 이동통신 기술과 관련된 특허소송을 지속적으로 걸어왔다. 이에 삼성전자가 지난해 관련 특허를 모두 획득하기로 계약을 맺은 것이다. 인터디지털에 지급한 로열티 규모는 4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가장 많은 특허소송을 당한 데는 종합전자기업이란 특수성도 있다. 첨단 기술의 상호 융합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관련 특허도 복잡해지고 있다. 이에 국제 특허라인센스전문기업은 특허를 전략적으로 매입해 해당 기업에 특허 소송을 낸다. 이를 통해 거액의 로열티 및 수익을 창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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