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사격에서 대회 첫날인 13일 남자 50m 권총 단체전 금메달을 시작으로 18일 3개의 금메달을 추가해 모두 13개의 금메달을 쓸어담았다.
이는 한국이 이날까지 획득한 금메달 37개의 3분의1이 넘는 숫자다. 아시안게임 사격에 걸린 금메달 수는 모두 44개로 육상(47개)에 이어 두번째로 많다.
한국이 1954년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제2회 아시안게임부터 참가한 이후 특정 종목이 한 대회에서 금메달 13개를 딴 것은 역대 최다 기록이다.
이날 남자 소총의 에이스 한진섭(29.충남체육회)은 남자 50m에 이어 소총 3자세 단체전에서 김종현(25.창원시청), 이현태(33.KT)와 금메달을 합작한 뒤 개인전에서도 정중앙을 명중시켜 이번 대회 3관왕에 올랐다.
한진섭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방심하면 종현이가 쫓아올 거라는 생각에 집중할 수 있었고 대표팀에서 같이 호흡을 맞춰온 종현이와 라이벌로 경쟁을 해온 게 결선에서 큰 도움이 됐다”며 후배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이어 “한국에 돌아가면 아버지 산소에 가서 금메달을 보여 드리고 싶다”며 “2년뒤 런던 올림픽에서 소총 3종목에 모두 출전해 금메달 3개를 다 따서 혼자 선수생활 뒷바라지하느라 고생하신 어머니께 더 효도하겠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한국 선수단 주장이자 사격팀 맏형인 박병택(44.울산시청)도 이날 남자 25m 센터파이어 권총에서 금빛 총성을 울렸다.
역대 한국선수 중 아시안게임 최다 메달리스트인 박병택은 이날 단체전에서 은메달도 추가해 통산 메달 개수를 19개(금5, 은8, 동6개)로 늘리며 23년 정들었던 태극마크와 작별했다.
박병택은 “처음 메달을 땄을 때는 ‘나도 금 땄다’고 마냥 좋기만 했는데 그동안 수많은 대회에서 오르내렸던 시상대도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찡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충분히 화려한 선수 시절을 보냈다고 생각한다”며 “그동안 메달을 얼마나 땄는지도 잘 모른다. 아시안게임 메달 중 몇 개는 이사하면서 잃어버리기도 했다”고 밝혀 좌중을 웃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