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은 내년이 더 걱정이다. 정부의 내년도 사회간접자본(SOC)시설 사업예산 중 신규투자 예산이 예년에 비해 크게 줄면서 건설업계가 일감 확보에 비상이 걸린 것.
가뜩이나 치열한 수주경쟁이 펼쳐지는 상황에서 도로 등 SOC사업의 신규투자가 대폭 줄어들면서 건설사들의 공사물량확보가 더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내년도 국토해양부의 SOC관련 예산은 23조4000억원으로 올해보다 7000억원 줄었다. 이 중 대부분이 완공사업에 투입되는 반면 신규사업 예산은 980억원에 불과하다. 실제로 내년 신규사업 예산은 공항철도 연계시설 확충(800억원), 국가건물 에너지 통합관리시스템 구축(52억원) 등에 투입돼 도로 등 토목사업 예산은 전무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내년 공공공사 시장은 신규 발주공사가 거의 없어 건설사들의 일감이 급감할 전망이다. 특히 중견 및 중소기업은 수주가 어려워지면서 경영난이 가중될 가능성이 크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방이나 중소 건설사의 경우 공공공사 물량에 의존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크다. 내년 신규 공공부분 건설물량이 줄어든다면 이들 건설사들은 경영난을 버텨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대형 건설업체 모임인 한국건설경영협회에 따르면 30대 대형 건설사의 상반기 수주실적도 올해 목표 대비 33.8%에 그치고 있다. 따라서 중소 건설사는 이보다 더 낮을 가능성이 높다.
지방 건설사의 한 임원은 "올 들어 수주를 한 건도 하지 못한 곳도 수두룩하다. 일부 업체는 건물 임대료를 받아 직원 인건비를 충당하기도 한다"며 정부의 SOC예산 축소에 대해 곤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건설업계는 공사물량 확보에 골몰하고 있지만 뚜렷한 방안이 없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대형 건설사의 경우 해외사업으로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지만 공공공사에 의존하는 중견 및 중소 건설업체는 일감 확보를 위한 출혈수주에 불가피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