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말바꾸기로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조차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는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29일 오전 10시 광화문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중대 발표를 한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김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기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주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치며 잦은 말 바꾸기 등 여론이 악화된 가운데 김 후보자가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이같은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자측은 "민주당 등 야당이 제기하는 의혹에 대한 반박 성격의 입장 발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복수의 정부 고위 관계자들도 "기자간담회 내용을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김 후보자가 자진사퇴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 후보자가 28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이 같은 의사를 전달하고 양해를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한나라당 수뇌부도 지난 27일 오후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 내부에서도 반발 기류가 강하고, 설사 총리 인준 표결을 강행한다 해도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강조, 김 후보가 자진사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 후보자는 지난 24∼25일 청문회에서 '박연차 게이트' 연루설과 '스폰서' 의혹, 부인의 '뇌물수수' 의혹, 금전거래와 재산관리 문제 등을 놓고 혹독한 검증을 받았다.
특히,청문회에서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을 만난 시점에 대해 말을 바꾼데다 지난 27일 청문회 답변보다 이른 지난 2006년 2월에 박 전 사장과 같이 찍은 사진이 공개되면서 야권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사퇴론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여야는 27일로 예정됐던 김 후보자의 임명 동의안 처리를 위한 국회 본회의를 내달 1일로 미루고 '인준 정국'에 돌입했다.
하지만 야당의 사퇴 공세가 거센 가운데 여당 내에서도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임명권자인 이명박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