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8일 단행한 '8.8 개각'의 특징 중 하나는 정치인 대거 입각이다.
기존 내각에서 정치인 출신은 맹형규 행정안전, 최경환 지식경제, 임태희 고용 노동, 전재희 보건복지, 주호영 특임 장관 등 5명이었으나, 이번 개각으로 정치인 출신은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를 포함해 8명으로 늘었다.
특히 이날 개각 명단에 포함된 장관 내정자 7명의 경우 폭넓게 분류하면 6명이 정치인 출신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한나라당 소속으로 경남도의회 의원, 거창군수를 거쳐 재선 경남도지사를 지낸 김태호 전 지사가 현 정부 3대 국무총리로 전격 발탁됐다. 약 11개월만에 '정치인 총리'가 재등장한 셈이다.
또한 맹형규 행안장관의 유임 속에 여권 실세이자 4선 의원인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이 특임장관으로, 재선 의원인 유정복, 진수희 의원이 각각 농림수산식품, 보건복지 장관으로 기용됐다.
이 대통령이 이같이 '정치인 대거 입각'을 결정한 것은 친(親)서민과 소통을 내세운 후반기 국정운영 구상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6.2 지방선거 참패 원인으로 소통 부족이 지적된 상황에서 '민심읽기'에 능한 정치인들을 전면 포진, 대국민 소통을 강화하는 동시에 현장 중심형 서민정책을 양산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나아가 친서민.중도실용을 기조로 한 후반기 국정운영을 극대화하는 차원에서 정부와 한나라당의 가교를 보강, 당정간 엇박자를 사전 차단하는 것을 물론 당정 공조체제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이재오 의원의 특임장관 내정 등은 임기 후반기 들어 발생할 수 있는 레임덕을 미연에 방지하려는 의미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박근혜 전 대표의 비서실장격인 유정복 의원을 농림수산식품 장관으로 내정한 것은 여권 내 화합까지 고려한 다중 포석으로 받아들여진다.
기존 친박(친박근혜)계를 대표해 최경환 의원이 지식경제부 장관으로서 대과없이 장관직을 수행했으나 청와대와 친박간 중간고리 역할이 약했다는 일각의 지적에 따라 박 전 대표의 `그림자'로 불리는 유 의원을 발탁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