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재건축 시장에서도 일부 주택형이 미달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면서 수도권에서 촉발된 부동산 침체가 서울 도심 내부까지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신공영이 내놓은 '청계 한신 휴플러스' 1순위 청약 결과 7개 주택형 모집에 3개가 미달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재건축 단지는 138명 모집에 평균 경쟁률 2대1을 기록하며 서울 도심에서 분양된 재건축 단지 중 가장 저조한 청약률을 기록했다.
특히 청계 한신 휴플러스의 분양가격이 인근시세와 비슷한 수준인 3.3㎡당 평균 1500만원대라는 점을 감안할때 부동산 침체의 골이 서울 도심 깊숙히 번져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서울 도심 재건축 단지가 미분양 되는 것은 대다수 고분양가였다. 실제로 작년 고덕동 주공1단지를 재건축해 나온 고덕아이파크의 경우 1개 주택형이 미달됐는데 이는 3.3㎡당 2500만원이라는 고분양가가 주된 원인이었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신규 분양시장의 어려움이 서울 도심에 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로 지방에서 비롯된 부동산 침체가 수도권을 거쳐 서울 도심으로 번지고 있다고 풀이했다.
김부성 부동산부테크연구소장은 "서울 도심 재건축 단지에서 미분양 아파트가 나온다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며 "이번 청계 한신 휴플러스는 부동산 침체의 깊이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신 휴 플러스의 미분양으로 '서울 도심 재건축은 무조건 팔린다'는 공식이 깨지면서 향후 분양에 나서는 건설사들은 큰 걱정이다.
한신 휴 플러스에 이어 분양이 예상되는 재건축 단지는 현대건설의 반포동 미주아파트와 GS건설의 금호17구역 금호자이다.
현대건설은 반포동 미주아파트 재건축을 통해 117가구의 일반분양을 내놓을 예정이고 GS건설도 금호17구역을 재개발해 금호자이 31가구를 일반분양할 예정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한신 휴 플러스와는 브랜드 차이가 있고 대기 수요자가 많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어 큰 걱정은 하지 않고 있지만 서울 도심 재건축 단지에서 미분양이 나왔다는 것은 분양에 임박해 있는 상황에서 그리 좋은 현상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이달 초 수도권 재건축 물량 중 경기 안양시 석수 코오롱하늘채가 1순위 청약에서 대거 미달됐고 청계 한신 휴플러스와 같은 날 1순위 청약한 울산시 동구 전하동 일산아파트 3지구를 재건축하는 '울산 전하 푸르지오'의 2차 단지에서는 단 한명도 청약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